엘리자베스 2세 여왕 60년 즉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52년 2월 6일,
케냐 여행 중 부친 조지 6세의 서거로 25세의 나이에 왕위를 물려받았다.
그로부터 60년이 지난 2012년 6월 2일,
영국은 115년 만에 다시 '다이아몬드 주빌리(Diamond Jubilee)'를 맞았다.
그해 봄부터 나라 전체가 여름을 기다렸다.
영국 왕실에서 사용하는 "주빌리(Jubilee)"는
왕이나 여왕이 즉위한 지 몇 년이 되었는지를 기념하는 왕위 기념 행사이다.
25년은 실버, 50년은 골드, 60년은 다이아몬드,
70년은 플래티넘 주빌리다.
3월이 되자, 온 동네는
파스텔톤 하늘색 포스터가 넘실거렸다.
포스터 속에는 노란 왕관과 ‘Diamond Jubilee’이라는 글자가 반짝였다.
어느 곳을 가도 그 하늘빛 포스터가 눈에 들어왔다.
마트를 갈 때도, 공원을 걸을 때도, 세탁소에 들를 때도
“주빌리”라는 단어가 유난히 예쁘게 들렸다.
그 단어는 마치 봄의 공기처럼 밝고 경쾌했다.
3월, 여왕의 기념식수가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런던타워와 하이드파크에서는 축포가 울렸고,
도시 곳곳은 포스터와 장식들로 물들었다.
뉴스에서는 매일 다이아몬드 주빌리 소식이 흘러나왔다.
6월, 축제는 절정에 이르렀다.
수백 척의 배가 템스강을 따라 행진했고,
교회에서는 여왕을 축하하는 시민들의 행사가 열렸다.
어린 딸은 교회 단상에 올라 또래 친구들과 노래를 불렀다.
그 여름은 런던이, 영국이 하나로 숨 쉬던 시간이었다.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축하인사를 건네고,
나도 "이 순간을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
템즈강 퍼레이드가 펼쳐지던 날,
나도 아이들을 데리고 시내로 나가고 싶었다.
남편에게 함께 가자고 말했지만
그는 아이들이 아직 어려 위험하다고 했다.
그날 우리는 TV 앞에서 퍼레이드를 지켜봤다.
정말 템즈강에는 상상도 못 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뉴스에서는 곳곳에서 사고가 났다는 소식도 흘러나왔다.
돌아오는 전철이 꽉 막혀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조금 아쉬웠지만,
그날의 소식을 보며 나가지 않기를 잘했다 싶었다.
7월의 런던올림픽을 앞둔 도시가,
여왕의 여름 아래에서 더욱 반짝이던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