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쓰고 관심이라고 읽는다
한번 본 얼굴은 잘 잊지 않는다.
주변 사람의 머리 모양, 색, 외모의 변화를 잘 알아차린다.
길을 잘 기억한다.
물건이 있던 자리외 풍경을 잘 기억하고, 잊어버린 물건을 잘 찾는다.
작은 변화를 잘 눈치채고 그에 대해 이야기를 잘 건네는 편이라 눈썰미가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시각적으로 예민한 편이긴 한 것 같다. 보이는 것에 빠르게 반응하고, 또 잔상이 오래가는 편이다.
타고나기를 그런 면이 있겠지만, 주변에 관심이 많은 태도, 성격에서 비롯됨이 크지 않나 생각한다.
나를 둘러싼 사람, 환경에 기꺼이 다가가고 관계를 맺는다.
그러려면 알아야 하고, 그러다보니 자세히 보게 된다.
그리고 타고난 그것 때문에 한번 들여다 본 것은 오래 잔상에 남아 기억이 된다.
한때는 이것이 과해서 나 자신보다는 주변에 더 큰 관심을 가지는 바람에 나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기도 했다.
타인과 주변환경에의 민감한 반응과 시선, 그리고 기억에 치중해 막상 그것과 관계를 맺을 나를 상세히 살피고 가꾸지 못한 채 그저 관계의 시작에만 힘을 주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 단계 진전을 위해서는 밖을 향한 시선만큼 나에게 향해야 함을 깨달아갔다.
요즘은 눈에 띄는 변화를 발견해도 말을 한번 참는다.
그 시작의 말 이후 진전될 관계의 콘텐츠를 한 단계 넘어 생각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의 무언가가 그려지지 않을 땐 말을 하지 않고 지나가기도 한다.
이런 판단에는 필요, 라는 가치가 반영되기도 한다. 제법 계산적이 되었다.
오랜만에 아무 생각 없이 아이와 함께 등원버스를 타는 아이에게 “어? 머리 잘랐네? 멋지다!” 하고 말을 건넸는데, 불현듯 마음이 시원해졌다.
사람에 대해 관심과 기본적인 애정이 큰 나로서는 여전히 이 관심을 표현하는, 표현해버리는 편이 행복한 것 같다.
나는 나대로 바라볼테니, 나의 시선이 향하는 곳에 향하는 마음을 마음껏 표현하며 살아도 괜찮으면 좋겠다. 나의 이 표현이 관심과 애정으로 그들에게 가닿기를 바라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