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시가 된 신도시

모든 나이드는 것에 대하여

by 솔직킴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온 지 1년이 되어간다.

이 곳에서 사계절을 겪으며 소위 1기 신도시였던 이 지역의 나이든 모습을 본다.


오래된 아파트들이 새로 칠해지고 고쳐지며 여전히 단단하게 반듯하게 서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도 지어진지 20년에 가까워져가고 있고, 부모님이 살고계신 단지는 30년이 되어간다.

강산이 몇번 변하는 동안 그 자리에서 사람들을 품고 서있었던 건물들은 여전히 힘이 세 보인다.


길이 어디로든 쉽고 깨끗하게 연결되어 편리하고 편안하다. 이 도시 안에서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어 이 안에서 살아가기에 충분하다 여겨진다. 하지만 같이 살아가고 교제하는 이들이 이 도시 밖에 있다.


살며 필요한 상점이며 공간들이 다양하고 많지만, 거길 이용하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고 남은 이들은 많이 노쇄해간다. 그래서 문을 닫거나 형태를 바꾸는 공간들도 많다.


요즘 대한민국의 어딜 가나 그럴 수 있겠지만, 유독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어르신들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어르신들이 많다.


어느날 아침, 부모님 댁에 들렀다 볕이 잔뜩 드는 단지 안을 거닐며 휑한 단지 안의 놀이터를 보니, 문득 과거의 이 곳을 채웠을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생각하게 되었다.

이제는 나이들어 이곳을 떠났을 아이들, 그들을 떠나보내고 이곳에 남은 부모들.

나이들어가는 도시, 나이들어가는 사람들.


처음엔 조용하고 안정적이어서 좋았던 이 도시가, 조금 울적하게 느껴지는 건 내가 나이듦에 대해 가지는 감정인 걸까.


그래도 이곳에선 어딜 지나든 나무들이 높고 두껍고 가지와 잎이 우거져있다. 높은 곳에서 거리의 나무들의 모습만으로도 계절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도시를 감싸고 품고 있는 나무들은 자기 색이 확실하고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변함없이 든든하다.


이제는 낙엽도 치워지고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들을 보며, 다시 싹틔우고 꽃피울 날을 내다본다.

나이듦의 다른 한 면이다.


두려움이 아닌 단단함으로 나의 그들의 나이듦을 바라보고 맞이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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