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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에 대하여

연분홍/김억 시를 읽다가


연분홍,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시간이 있다


분홍은 촌스럽지

연분홍은  더 촌스럽지

유치해 , 아기 색깔

의 시간은 짧다


분홍도  좋소

초록도 좋소

연분홍은 더 좋소


색깔을 삼킨 나그네는

무지개  걸린 하늘을 바라본다


넉넉해진 마음을

햇빛에 넌다

소크라테스가 손을 흔든다


판도라의 상자가 작게  열리고

희망  귀가

쫑긋거리는 오후


그림자는 집 울타리를 지나

밤나밑에서 

짐을 꾸린다


김억의 연분홍

지나고  난 가슴에 사뿐히

내려앉는 살구꽃잎



연분홍꽃이 떨어지자

나비가 울고 간다


나비야

노랑나비야

내 꽃으로 오라


 비탈진 어깨에  앉아

지는 해를 바라보자


붉은 꽃이 핀다

색깔이 숨바꼭질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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