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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나무 꽃 Feb 12. 2022

이미지(image-인상)

사람을 만날 때 첫 이미지는 그 사람을 판단함에 큰 영향을 준다.

나 역시 나의 이미지로 상대방의 처우가 달라진 경험을 심심치 않게 했다.

지적인 이미지로 존중을 받던 으쓱함도 궁색한 행색으로 백화점을 들렀을 때 냉대하던 점원의 차가운 시선도 상대방을 판단하는 첫 번째 이미지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몸소 느꼈었다.

한 사람의 이미지가 그 사람의 성격이나 인성 , 즉 인격을 다 드러내 주지는 않지만

사람을 판단하는 데 있어 그 사람의 이미지가 외모와 직결되는 대목인지도 모르겠다.

한창 아이 둘 키우기에 여념이 없을 때 자신을 살피거나 꾸미는 것은 화석이 되어 땅속 어딘가 깊숙이 묻혀 있을 때다.

나보다 더 소중한 보석, 두 아이가 있으니 두 보석 다듬기에 내 에너지가 충분히 쓰이고 있었고 다른 곳에 나눠 쓸 에너지가 없는 건 당연했다.

변변한 화장품 하나 사지 않아도, 명품 하나 가지고 있지 않아도, 옷 한 벌이 여의치 않아도 물욕이 없는 천성까지 더해져 나의 이미지는 '두 아이의 엄마' 그 자체였고 개의치도 않았다.

친정이 멀어 가끔 보게 되는 딸의 모습에 '소중하게 생각하는 네 자식만큼이나 나도 내 딸인 네가 소중하다'라며 핀잔을 늘어놓는 친정엄마의 잔소리에도 넉넉한 생활비를 주며 나의 행복이 본인의 행복이라 말하는 남편의 애정 가득한 타박에도 검소하고 정갈함이 몸에 베이길 바라며 배워가는 나에게 겉치장에 관심 없는 마음은 굳건했다.

20-30대 젊을 때야 청춘이라는 특권으로 이미지는 어느 정도 프리패스지만

서른이 훌쩍 넘고 사십 대 후반을 향해 가고 있는 지금은 내 이미지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묵직함이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다.

요즘 만들어진 이미지와 잘 가꿔진 외모가 한 사람의 전반적인 삶을 대변해주는 듯 하지만 한 사람이 삶에 임했던 흔적들이 얼굴에 깊게 스며들여 풍기는 이미지는 인위적인 이미지를 당해낼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자연스러운 이미지가 아름다움임을 알아가기 때문이다.

화려한 외모나 부와 권력을 사람의 인격으로 동일시하는 단편적인 판단이 얼마나 큰 오류를 범하는지 알아가는 사람은 잘 다듬어진 성격이나 인성으로 품격을 갖춰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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