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입식 동기부여

by 바나나 슈즈
두개의파이프.jpg René Magritte, This is not a pipe, 1929fmsp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무언가를 결정하기 전에 먼저 검색창을 연다.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을까'. 검색 결과는 넘쳐나고, 그 속에는 수많은 동기부여 컨텐츠가 존재한다. 세상에는 동기부여를 위한 책, 강연, 영상, 명언집이 넘쳐난다. 매일 아침 알람과 함께 스마트폰으로 동기부여 명언을 받아보는 서비스도 있다.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무언가를 놓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외부에서 자극을 구한다.


이처럼 주입식 동기부여가 현대 사회에 만연하게 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무한 경쟁 시대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끊임없는 불안에 시달린다. 자신의 위치가 불안정하다고 느끼고, 더 나은 결과를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산업화 이후 효율성과 생산성이 최우선 가치로 자리 잡으면서, 사람들은 스스로를 기계처럼 작동시킬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성과주의 사회에서 동기부여는 일종의 연료와 같은 역할을 한다. 주입식 동기부여 산업이 번창하게 된 배경에는 이러한 사회적 요구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입식 동기부여의 효과는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는다. 심리학자 에드워드 데시와 리처드 라이언이 제시한 '자기결정성 이론'에 따르면, 진정한 동기는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자발적으로 생겨나는 것이다. 그들은 동기를 크게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로 구분했다. 내재적 동기는 활동 자체에서 오는 만족과 즐거움 때문에 행동하는 것이고, 외재적 동기는 보상이나 처벌과 같은 외부 요인에 의해 행동하는 것이다. 주입식 동기부여는 대개 외재적 동기에 해당한다.


주입식 동기부여가 발달한 또 다른 이유는 현대 사회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에 있다. 과거에는 삶의 경로가 비교적 단순하고 예측 가능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선택지가 무한히 많아지고, 그만큼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워졌다. 불확실성 속에서 방향을 잃은 사람들은 누군가 길을 제시해주기를 바란다. 주입식 동기부여는 이러한 현대인의 심리적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수단이 되었다.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는 명확한 지침은 불안한 현대인에게 안정감을 준다.


외부에서 주입되는 동기부여는 일시적인 뇌의 도파민 분비를 촉진한다. 동기부여 강연을 듣거나 책을 읽을 때 느끼는 그 짜릿함과 결심은 실제로 뇌 속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반응이다. 문제는 이 도파민의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치 카페인이 몸에서 빠져나가면 다시 졸음이 오는 것처럼, 주입식 동기부여의 효과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 자극적인, 더 강력한 동기부여를 찾아 헤맨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주입식 동기부여가 번창하는 환경을 제공했다. 스마트폰 하나로 언제 어디서든 자극적인 동기부여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성공'의 이미지는 더욱 화려하게 포장되었고, 사람들은 그러한 이미지에 더 쉽게 노출되었다. 성공한 사람들의 화려한 생활상을 SNS를 통해 일상적으로 접하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현실과 타인의 '보여지는' 성공 사이의 간극에 더 큰 불안을 느끼게 되었다. 이러한 불안은 더 많은 주입식 동기부여 콘텐츠를 소비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다.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Flow)' 이론은 여기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그에 따르면 사람들이 가장 만족스럽고 행복한 상태는 자신의 능력과 도전의 수준이 균형을 이룰 때 발생하는 '몰입' 상태이다. 이 상태에서는 외부의 동기부여가 필요하지 않다. 활동 자체가 보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가 추구해야 할 동기의 원천이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음을 시사한다.


정신분석학자 빅터 프랭클은 자신의 저서 '죽음의 수용소에서'에서 인간은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라고 말했다. 그는 나치 수용소의 극한 상황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은 사람들이 생존할 가능성이 높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진정한 동기가 외부의 자극이 아닌 개인이 발견한 의미에서 비롯됨을 보여준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너무 쉽게 동기부여를 외부에서 구하려 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일화, 감동적인 영상, 자극적인 명언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모두 타인의 경험을 통해 간접적으로 느끼는 동기일 뿐이다. 진정한 동기는 자신의 삶과 경험 속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무엇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지, 무엇이 나를 기쁘게 하는지, 무엇이 나에게 의미를 주는지를 스스로 탐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심리학자 대니얼 핑크는 그의 저서 '드라이브'에서 내재적 동기의 세 가지 요소로 자율성, 숙련성, 목적성을 제시했다. 자율성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자유이며, 숙련성은 무언가를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오는 만족감이다. 목적성은 자신이 하는 일이 더 큰 의미를 가진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요소가 충족될 때 사람들은 외부의 동기부여 없이도 스스로 동기를 부여받을 수 있다.


주입식 동기부여에 의존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점점 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대신, 타인의 경험과 조언에 의존한다. 하지만 진정한 변화와 성장은 외부의 자극이 아닌 내면의 깨달음에서 비롯된다.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에게 진정한 의미와 가치가 무엇인지를 탐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결국 동기부여의 핵심은 '부여'가 아니라 '발견'에 있다. 동기는 누군가 주입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발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발견의 여정은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외부의 동기부여가 일시적인 자극을 줄 수는 있지만, 지속적인 열정과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서 발견한 의미와 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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