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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태엽 Nov 03. 2024

아픈 몸 수선하기 023

10월 8일

한의원에 다녀왔다. 금요일부터 오늘 아침까지 알약으로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다. 주사는 금요일, 월요일 이렇게 2회 맞았다. 피부가 빠르게 안정되었다. 밤에 좀 가려운 것, 건조해서 따끔거리는 것 등의 약간의 불편함 말고는 견딜만했다.


진맥 후 의사 선생님이 오늘까지 복용하고 내일부터는 다시 한약만 먹자고 하셨다. 중단하자는 말을 듣자마자 예상보다 더 큰 두려움이 왈칵 치솟았다. 흘러넘친다는 말보다 역류한다는 말이 어울리는 끔찍한 감각.

복용을 중단하면 곧 증상이 악화될 텐데… 무척 불안하다.

스테로이드 복용 전처럼 악화되지는 않을 거라고 하셨지만 불안을 잠재우기가 어렵다. 딱지가 벗겨져도 진물이 맺히지 않는 산뜻한 느낌이 벌써 그립다. 귀가 완전히 나은 건 아니지만 조금 건드려도 참을만한 이 상태가 언제 과거가 될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입이 마른다.


미리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건 같은 고통을 두 번 겪는 것과 같은 비효율적인 일이다. 내일은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암울한 미래가 아닌 오랜만에 비일상에서 일상으로 편입될 즐거울 만남을 생각하며 스스로를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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