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오티우아칸을 찾아서
6.10 월요일 일정은 홀로 다니는 일정이 되었다. 원래는 최열음씨, 김강훈씨, 숙소 매니저 이규창씨와 함께 소코밀로로 이동하여, 배를 타고 유람하는 일정을 계획하였으나, 이규창씨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하여 나는 일행들에게 테오티우아칸의 달의 피라미드를 보러 가거나, 멕시코 인류학박물관을 관람하자고 제안하였는데, 멕시코 문화와 역사에 대해 나만큼의 열의나 관심은 없었던 그들은 동행을 원치 않는 분위기였다.
자유여행에서는 얼마든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같이 원하는 일정은 같이, 목적지가 다르면 또 따로, 얼마든지 결합하고 따로 다니는 것이 여행지에서의 만남일 것이다. 해서 오늘은 따로 개별일정을 다닌다.
나는 꼭 가고 싶던 유적지 중 하나인 테오티우아칸으로 향했다. 계속 사람들과 함께 다니다가 홀로 지하철을 타려니 약간 두렵기도 하였지만,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게다가 오늘은 월요일이다. 서울 여의도에 있어야할 시간에 나는 멕시코시티에 있다. 혁명 도시에서 느끼는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북부터미널로 향했다.
테오티우아칸은 기원전 2세기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멕시코의 고대도시로, 6세기에 가장 융성하였고, 7세기 갑자기 종적을 감추었다. 다시 세상에 그 자태를 드러낸 것은 19세기 말인데, 여전히 1/10만 발굴된 상태이다.
테오티우아칸은 케찰코아틀 신전에서 태양의 신전, 달의 신전이 죽은 자의 거리를 따라 위치해 있는데, 멕시코 고대 문명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었다. 멕시코 고대문명의 기운을 받으며 테우타우아칸 여기저기를 관람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오자 금방 저녁이 되었다.
오늘 저녁에는 이후 여행일정을 함께하기로 한 이송씨를 만나 백종원이 한국에 소개했다는 멕시코 바에서 데킬라를 마시기로 했다.
이송씨는 서울의 한 대학 기계공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이다. 남가주에 위치한 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한 학기 수업을 이수한 후 세계 각지를 여행하는 중이었다. 뉴욕·워싱턴 등 미동부를 거쳐 이제 막 멕시코로 넘어온 상황이었다. 멕시코 이후에는 스페인과 포르투갈를 가고, 이후에는 이집트에서 스킨스쿠버를 즐기겠다는 멋진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송씨는 타고난 쾌활한 성품에 20대 초반의 대학생답게 무척이나 밝고 활력이 있어, 술자리를 하는 내내 즐거웠다. 10여 년 전 미국 교환학생 시절이나 유럽 배낭여행 때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사람도 사람이지만, 술자리 장소도 무척 마음에 들었다. Centro De Azcapotzalco에 위치한 술집 사장님은 외국인 무리가 자신의 술집에 찾아준걸 무척이나 반갑고 좋아해 서비스도 아낌없이 내주었고, 거리의 악사가 우리 테이블에서 솜씨를 발휘했다. 흥겨운 멕시코 정취가 그대로 느껴진다.
이송씨는 맛 고을 전주에서 태어났다며 자랑하였는데, 아직 학생이다 보니 어머니가 해주신 맛난 요리만 먹어서, 스스로 요리는 전혀 할 줄 모르는 모습이 무척 귀여웠다. 숙소로 돌아온 후 맛 고을 출신이니 요리를 같이 담당하자며 부엌으로 데리고 왔는데, 계란프라이와 라면조차 만들 줄 모르면서 여전히 당당했다. 하지만 전주 사람이니 요리를 조금만 배우면 잘할 것이라 생각하며 나는 모두를 위해 열심히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