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여행기 (7)

바르콘셀로스 도서관

by 서초패왕

6.11 화요일 일정은 오전 / 오후 동행이 다르다. 오전에는 이송씨, 전날 새벽에 도착한 이시형씨와 함께 바스콘셀로스 도서관을 비롯해 시내를 같이 구경한다. 오후에는 최열음씨와 멕시코시티 남쪽 소치밀코 근방에 위치한 프리다칼로 미술관에서 합류한다.


이시형씨는 최근 퇴사하고 미주 대륙을 미국부터 칠레까지 종단하는 중이다. 텍사스 등 미국 남부를 거쳐 새벽에 멕시코에 들어온 그와 아침식사 자리에서 인사를 나눴다.


이송씨·열음씨·시형씨와는 내일과 모레 각각 타잔 촬영장소로 유명한 휴양지 Las Estacas와 멕시코시티 근교도시인 GuanaJuato를 방문하기로 여행 한 달 전부터 계획되어 있는 멤버였다. 그 멤버들이 각각 일정을 마치고 드디어 합류한 것이다.


오늘도 다 같이 멕시코시티를 다녔으면 좋았을 테지만, 열음님은 오하이오주립대 대학원에서 갑자기 내준 과제를 처리해야 했기에 오늘 오전 일정에는 함께 하지 못했다. 다만, 프리다칼로 미술관은 함께 예약했기 때문에 과제를 마치고 오후에 미술관(Casa de Azul)에서 시간에 맞춰 합류하기로 하였다.


이송씨는 얼마나 당차고 꼼꼼한 성격인지, 숙소에서 잠들기 전이면, 매일 여행지에서 사용한 금액을 정산해 회계장부를 작성하고, 다음날 여행 동선을 계획한다고 했다. 나는 보통 여행지에서 마음 내키는 대로 움직이는 편이기 때문에, 오늘 오전은 이 송씨에게 일정을 모두 맡기고 편하게 다니기로 하였다.


01년생 이송씨와 나는 세대를 초월한 우정을 쌓았는데, 이는 동질감에서 비롯되었다. 전날 술자리에서 확인한 유머러스한 기질도 비슷했고, 여행지에서는 새벽부터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여행스타일과 한식과 술을 즐기는 식습관도 잘 맞았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숙소인 나초네 민박의 늦은 아침식사가 불만이었다.


그럼에도 든든한 밥을 먹어야 하루 여행을 잘 할 수 있기에 (멕시코 음식이 잘 안맞기 때문에라도 더더욱 아침밥을 많이 챙겨 먹어 두어야한다), 아침밥을 실컷 챙겨먹고 9시가 되자마자 우리는 바스콘셀로스 도서관으로 향했다.


이곳은 혁명기 교육부장관을 역임한 호세 바스콘셀로스의 이름을 딴 대형도서관이다. 호세 바르콘셀로스는 멕시코의 정치가·교육가·행정가이다. 특히 알바로 오브레곤 장군이 대통령직에 오른 이후에 멕시코국립자치대(UNAM) 총장 및 교육부 장관직을 역임하며 시민들에게 멕시코 민족주의를 고취시키는 교육에 전념하였다.


IMG_6417.jpg?type=w773


벽화 운동 또한 글을 모르는 시민들에게 멕시코의 역사와 혁명정신을 교육시키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디에고리베라의 초기 작품들을 비롯해 많은 예술가들의 작품이 멕시코 교육부 건물과 UNAM에 그려져 있다.


도서관이 유명한 것은 저명한 정치가이자 교육가인 바스콘셀로스 때문은 물론 아니다. 해당 도서관은 영화 인터스텔라의 영감을 준 독특한 서고 때문에 많은 여행객의 방문지로 손꼽히고 있다. 확실히 중력을 거스르는 듯 보이는 서고의 철골 등 구조는 사람들의 흥미를 자아내기 충분하였다.


이후 우리는 이송씨가 준비한 동선을 따라 시내로 이동하였다. 아직 소칼로를 구경하지 못한 두 사람을 위해 소칼로에 다시 한 번 방문하였고, 청색 벽타일의 외관이 예쁜 건물인 Casa De Los Azulejos에 방문했다. 그곳에서 숨겨진 오로스코의 벽화를 발견하기도 하였다. 예술궁전이 보이는 전망 좋은 카페에서는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었다. (소칼로에서는 아즈텍 전통 구마(驅魔)의식을 치렀다)


IMG_6435.jpg?type=w773


오전 일정은 이송씨가 아니었으면 나로서는 절대 방문하지 않았을 곳들을 방문한 일정이었다. ‘20대 초반의 여성들이 여행지를 방문하면 이런 곳을 방문하는구나’라는 것을 느꼈는데, ‘영화 등 영상물에 소개된 예쁜 장소 또는, 풍경이 멋진 유명한 카페와 식당’ 등의 장소가 바로 그 곳이다. 박물관과 미술관, 유서 깊은 건물, 대자연을 찾아 여행을 다닌 나로서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IMG_6444.jpg?type=w773


멕시코 역사 등에 무관심했던 다른 동행들과는 달리, 이송씨는 내가 이야기해 주는 멕시코 혁명과 벽화운동에 흥미를 보였지만, 시간의 부족으로 그 즐거움을 충분히 알려주지 못해서 아쉬울 따름이다.




keyword
이전 15화멕시코 여행기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