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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사이 May 10. 2024

꿈꾸는 비누

비누의 꿈속은 어떨까?


아이들은 귀엽고 사랑스럽다.

잘 때는 더더더더더더더 사랑스럽다.

강아지 비누도 마찬가지다.

잠들었을 때 천사처럼 사랑스러운 건 사람에게도 강아지에게도 통하는 만고의 진리다.

사랑스러움을 주체하지 못해서 꼭 깨우는 실수를 한다. 아뿔사!


비누가 잘 때

귀를 팔랑팔랑 흔들기도 하고

코레이더가 바쁘게 좌우로 움직이며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기도 한다.

발이 달리기라도 하는지 바쁘게 움직이며

프로펠러처럼 꼬리도 흔든다.

어느 땐 “하융 히융” 잠꼬대를 하며

둠칫둠칫 어깨를 움직이기도 한다.


비누가 꿈속에서 무얼 하는지 궁금해진다.

살금살금 가까이 다가가 가만히 들여다보면 쌕쌕 코를 곤다.

그러다가  눈을 번쩍 뜨며 “칵!”

“아이, 깜짝이야!”

“그러게 고개를 떨구고 자니까 목이 건조해졌잖아. 물먹어! “

때론 눈을 뜨자마자 화를 낸다.

“으르렁 으르렁 으르렁 대“

“알았어 알았어. 가면 되잖아. 성질은..”

아무튼 눈을 뜨면 궁금함은 상황종료

“앗! 깜짝이야! 왜? 뭐?“......”누구냐 넌!!”..후덜덜...

비누는 사진을 찍으려 하면 참 비협조적이다.

핸드폰으로 글을 쓰거나 톡을 하느라 똑같은 모양으로 들고 있으면 신경 쓰지 않는데 다른 곳을 보며 안 찍는 척을 해도 귀신처럼 알아차린다.

멀리서 줌인을 하다가 흠칫 놀라기도 한다.

대체 어떻게 아는 걸까?

활동적인 사진을 찍고 싶지만 그나마 수월한 잘 때 사진을 찍게 된다.

아무리 잠들어 있어도 오감이 예민한 강아지에게 알아채지 못하게 다가가는 일 역시 무척 힘들다.

멀리서부터 발소리와 숨소리를 죽이고 다가가지만 1미터 전방에서 꼭 들킨다.

‘흡!‘

갑자기 노선 변경하여 꽃사진 찍는 척..

몬스테라 잎의 뒤에 숨어 사진을 찍으려다가 또 실패!

이미 눈치챈 비누는 어느새 코를 궁둥이에 콕 박고 얼굴을 감춘다.

“아참! 왜 그러는데~”

아무래도 파파라치는 내가 절대 못할 일중 하나란 생각이 든다.

그러니 앨범 속엔 외면샷과 잠샷이 가득하다. 그런데.. 귀엽다.


다가가도 모르는 요즘은 잠든 모습 사진 찍기가 수월하다.

귀가 안 들리니 그건 좋은 점이다.

셔터의 찰칵 소리가 나도 알지 못한다.

코앞으로 다가가도 여전히 꿈을 꾼다.

오감(五感) 중 이감(二感)의 기능이 눈에 띄도록 저하되고 있으니 안타깝다.

우연히 깨어 심하게 놀랄까 걱정이 되어 성큼성큼 다가가 살금살금 너에게서 멀어진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많이 잠을 잔다.

가족들이 없는 비누 혼자만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용건이 없으면 대부분의 시간을 자는 너의 시간이 궁금하다.


너의 꿈속은 어떨까?

꿈속에서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잘자. 내꿈 꿔

요즘 자는 모습은 아주 평온해보인다
산들산들 바람이 부는 창가에서도 자고..
자다깨서 얼굴 가리기의 달인
이불덮고, 꼭 배개를 베고 잔다
“졸리잖아”..“버티지 말고 자~”
한때는 텐트생활..텐트밖은 엄마!
어릴땐 장난감을 곁에두고 잤다. 애착 호랭이..



* 반려생활의 에티켓을 지킵시다 *


https://brunch.co.kr/@fca6aff9f1cc48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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