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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들이 좋아(?)하는 주체사상탑

금삿갓 평양 방문기

by 금삿갓

우리 일행이 다음으로 옮긴 곳은 대동 강변에 있는 주체사상탑이다. 대동 강변에 높다랗게 세워놓은 돌탑인데, 꼭대기에 횃불 모양의 조형물이 있고 전력 사정이 좋았을 때는 한시도 꺼지지 않고 켜져 있었다고 한다. 이 탑은 김일성(金日成)의 70회 생일인 1982년 4월 15일 완성하였단다. 김일성의 사상과 이론적 업적을 상징하는 총 높이 170m의 거대한 탑이다. 150m 높이의 화강암 탑신 위에 20m 높이의 횃불이 있고, 탑신 앞에는 인민의 기상을 상징하는 노동자·농민·근로인텔리의 3인 군상이 있다. 모두 2만 5550개의 화강석이 사용되었고, 앞뒷면에 각각 18개 단, 양옆에 각각 17개 단, 모두 70개 단으로 되어 있다. 화강암 2만 5550장이 소요된 의미는 김일성의 70년 생존 총 일수(365일 x 70년)를 상징한다. 탑신은 앞뒤 18절(18 x 2), 좌우 17절(17 x 2)씩 총 70절로 김일성의 70회 생일을 기념하고 있다. 탑 뒤에는 주체사상의 위대한 생활력을 보여준다는 6개의 부주제 군상들이 세워져 있다. 탑 내부에는 세계 70여 나라에서 보내온 230여 개의 대리석과 옥돌이 모자이크식으로 붙어 있는 전실(殿室)이 있는데 주체사상에 매료된 단체나 개인들이 보낸 것이란다.

<주체사상탑 앞에서>

탑신의 상반부 앞뒤에는 ‘주체’라는 큰 글자가 금빛으로 새겨져 있다. 높이 20m의 탑 꼭대기에 높이 8m의 쟁반이 있고, 무게는 46t으로 밤에 불을 켤 수 있다. 탑 전면에는 노동자·농민·지식인의 3인상이 세워져 있고, 망치와 낫·붓으로 이뤄진 조선노동당 로고는 무게 33t, 높이가 30m라고 한다. 타워에는 150m 높이의 타워 꼭대기에 올라가 평양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있다는데, 우리는 일정상 타보지는 못했다. 주체 사상탑의 정면으로 대동강이 흐르고, 강에는 두 개의 대형 분수가 있으며, 분수의 물줄기는 최고 150미터 까지 쏘아 올리는데 전력난으로 분수는 가동하지 않는다. 북측 안내원의 설명에는 그들 체제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 있지만 우리가 듣기에는 공허하고 앵무새 지저귀는 소리로 들린다. 주체탑에서 강의 맞은편을 바라보니 평양냉면으로 점심을 먹었던 옥류관 건물이 보인다. 옥류관의 옆쪽으로는 능라도가 아련하게 보인다. 능라도에서 개선문 쪽으로 있는 강 언덕에 부벽루(浮碧樓)가 있다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일정상 들리지 못하는 것이 마냥 아쉽다. 옛날 평안감사와 내로라하는 시인묵객들이 그곳을 찾아서 시 한 수를 읊곤 했을 터인데, 금삿갓이 그곳을 가지 못하니 김삿갓 선배님의 얼굴을 뵐 면목이 없다.

<세계 70 여개국에서 보냈다는 돌판>

김일성의 정치사상의 요체인 주체사상은 그 이론적 기초를 확립한 사람이 바로 황장엽이었다. 그는 김일성의 정치적 이론을 밑받침한 동지였으나, 그들이 정권을 세습하는 것을 보고 주체사상에 대한 믿음이 파탄 났다고 생각해 탈북하여 남한으로 들어와 북한 정권의 모든 문제점을 폭로하였다. 그런데 아직도 남한에 있는 386을 비롯한 일부 김일성 추종자들은 허황된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종북 사상에 매몰되어 이 나라의 앞날에 혼돈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북한 인민들의 참상과 공산당 독재의 인권 유린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도록 정말 이들을 북으로 영구히 보내버림이 타당할지 모르겠다.

<저 멀리 주체탑이 보인다>


<주체탑 광장에서 중계팀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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