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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May 16. 2024

85> 訪王侍御不遇(방왕시어불우)

漢詩工夫(240428)

訪王侍御不遇(방왕시어불우) / 왕시어를 방문했으나 만나지 못하고

 - 劉長卿(유장경)


九日驅馳一日閑

구일구치일일한

●●○○●●◎

아흐레 바쁘다가 하루 한가하여


尋君不遇又空還

심군불우우공환

○○●●●○◎

그대를 찾았으나 못 만나 또 그냥 돌아왔네.


怪來時思淸人骨

괴래시사청인골

●○○●○○●

괴이하게 오는 그때의 생각이 뼛 속까지 맑아지네.


門對寒流雪滿山

문대한류설만산

○●○○●●◎

문은 찬 물과 마주 보고, 눈은 산에 가득하였네.

* 侍御(시어) : 벼슬 이름. 임금이나 황태자를 보좌하는 벼슬.

* 驅馳(구치) : 바삐 뛰어다님.

* 怪來(괴래) : 이상하게 여겨오다.

此(차)는 訪侍御而不遇也(방시어이불우야)라. 九日(구일)은 驅馳多事(구치다사)하고 一日(일일)은 閑靜無事故(한정무사고)로 尋訪君而不遇(심방군이불우)하고 又爲空還(우위공환)하니 其所悵結底懷不可道也(기소창결저회불가도야)라. 來此時思淸人之骨(래차시사청인지골)하니 門前對寒溪之流(문전대한계지류)하고 山中滿白雪(산중만백설)이라.

이 시는 왕시어를 찾아갔다가 만나지 못한 것이다. 9일은 일이 많아 바삐 뛰어다녔고, 1일은 한가하고 고요하여 일이 없는 까닭으로 그대를 찾았으나 만나지 못하고 또 그냥 돌아왔으니, 그 슬피 맺히는 밑바닥 회포가 말로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때에 사람의 골수까지 맑게 함을 생각하니, 문 앞엔 흐르는 찬 시냇물을 마주하고, 산중에는 흰 눈이 가득한 것이다.

上二句(상2구)는 言九日馳而一日閑(언9일치이1일한)하야 訪而不遇也(방이불우야)요. 下二句(하2구)는 言王侍御之居門有寒流(언왕시어지거문유한류)하고 山有白雪(산유백설)하야, 使人(사인)으로 骨冷神淸(골랭신청)하야 都無纖細塵埃之一點耳(도무섬세진애지일점이)라.

위 두 구절은 9일 동안 바빴고, 하루는 한가하여 방문하였으나 만나지 못함을 말했고, 아래 두 구는 왕시어가 사는 문 앞엔 찬 시내가 있고, 산에는 백설이 있어서 사람으로 하여금 골수를 차게 하고 정신을 맑게 하여 모두 가는 먼지 한 점도 없을 뿐이라는 말이다.

* 劉長卿(유장경) : 오언시(五言詩)에 능하여 ‘오언장성(五言長城)’이라는 칭호를 듣던 중국 당나라 때의 시인. 자는 문방(文房)이다. 안후이성[安徽省] 선성(宣城) 출신이라는 설과 후베이성[河北省] 동남쪽에 위치했던 하간(河間) 출신이라는 설이 있다. 젊었을 때는 뤄양[洛陽] 남쪽의 숭양(嵩陽)에서 살면서 청경우독(晴耕雨讀)하는 생활을 하였다. 733년(개원 21)에 진사가 되었다. 회서(淮西) 지방에 있는 악악(鄂岳)의 전운사유후(轉運使留後)의 직에 있을 때 악악관찰사(鄂岳觀察使) 오중유(吳仲儒)의 모함을 받아 육주사마(陸州司馬)로 좌천당하였다. 그러나 말년에는 수주자사(隨州剌史)를 지내 유수주(劉隨州)라고 불렸다. 강직한 성격에 오만한 면이 있어 시에 서명할 때는, 자기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는 자부심에서 성을 빼고 ‘장경(長卿)’이라고만 표기하였다. 시의 동일표현이 돋보이며 관리로서도 강직한 성격을 그대로 나타내 자주 권력자의 뜻을 거스르는 언동을 했다. 주요 작품에는 《유수주시집(劉隨州詩集)》,《외집(外集)》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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