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봄이 다하고 이제 막 여름이 시작되는 입하를 지난 즈음의 정서를 읊은 것이다. 벚꽃, 목련, 진달래, 개나리, 영산홍 등등 봄꽃들은 모두 지고, 산천에는 이팝나무와 조팝나무의 꽃들이 화사하게 피는 계절이다. 이 시기에 들녘에는 한 해 농사를 가름 짓는 모내기가 분주하게 이어질 것이다. 이때 적절하게 비가 내리지 않으면 천수답(天水畓)의 경우 모내기를 하지 못하여 농부들의 애간장을 태우던 때도 있었다. 벼농사가 농사의 대부분이던 시절의 어렵던 농촌 현실이었다.
이 시(詩)는 기구(起句) 2번 자인 과(過)가 평성(平聲)이라서 평기식(平起式) 칠언절구(七言絶句)이다. 과(過) 자(字)는 뜻에 따라 성조(聲調)가 다르다. 지나가다는 뜻으로 쓰일 때는 평성(平聲)이고, 과오(過誤) 즉 잘못으로 쓰일 때는 측성(仄聲)이다. 압운(押韻)은 ◎표시를 한 증(蒸), 징(澄), 칭(稱)으로 증운목(蒸韻目)이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고, 기구(起句)의 1번 자 우(雨)와 3번 자 산(山)의 평측(平仄)을 변화시켰고, 나머지는 전범(典範)을 잘 따랐다. 어려운 시어(詩語)는 별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