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비싸 베버스(Tabitha Vevers)는 먼저 초현실적인 이미지를 창조하는 사람이며, 여성의 관점에서 꿈을 현재화하는 화가라고 생각한다.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에서 만 레이(Man Ray)에 이르기까지 전통 미술사를 해체하고 현대적인 내러티브를 재 적용하려고 추구했다. 그것은 동시대 여성으로서의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녀는 가장 신비로운 예술가 중 한 명이고, 화가의 역할을 초월하는 상상을 이상형으로 그린다. 그녀는 뛰어난 화가로서 그녀의 느긋하고 작은 붓놀림으로 겹겹이 쌓아 작품에 미묘한 맥박을 불어넣고, 완전히 독창적인 존재감을 만들어냈다.
그녀의 작품은 획기적이고 통념을 거부하는 경향이 강하다. 작품 <강간에 대해 이야기할 때(When We Talk About Rape)>는 상반신은 아름다운 여인이고 하반신은 물고기인 인어를 형상화하고 있다. 그런데 이 인어의 하반신이 시뻘건 속살을 드러낸 채 반으로 갈라져서 그 사이에 바위가 채워진 모양이다. 보기에 따라 끔찍하여 마치 여성이 강간을 당했을 때의 끔찍스러움을 형상화했다. <시바>라는 작품의 시리즈물은 거대한 바닷가재와 발가벗은 여인이 마치 연인인양 껴안고 사랑을 나누는 형상이다. 서로 끌어안고 춤을 추는 형상도 있다. 아니면 바닷가재가 여자의 등뒤에 올라타고 마치 후배위 자세로 성관계를 하는 모습도 있다. 구슬눈 문어가 여성의 음부에 부리를 박은 채 구강으로 쾌락을 주는 여성의 이미지도 있다.이런 기법을 사용하여 여성의 경험을 통한 초현실의 상상을 구체화한 것이다.
Tabitha Vevers는 비유와 미술사의 기법을 사용하여 현대적이지만 시대를 초월한 이야기를 교묘하게 전달하는 예술가이다. 평론가들이 처음으로 본 Tabitha Vevers의 그림은 그들을 차갑게 멈춰 세웠을 것이다. 그것은 화려하게 칠해져 있었고, 폭력적이었고, 보기에는 너무 친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작업은 정치적, 사회적 담론을 넘어 지속적으로 감정의 뼈대를 깎는다. 개인의 고통, 갈등, 욕망의 복잡성을 포용하는 그녀의 기술, 학문, 관대한 비전은 도발적이고 매우 만족스러운 예술을 만들어낸다. 아래 작품은 해변에 널부러져 있는 강간당한 인어의 형상화이다. 조약돌이 군데 군데 떨어져 있는 모래바닥과 얼음처럼 형상화된 파도의 포말이 침울한 바다의 느낌을 한층 우울하게 한다. 하늘에 상어나 고래를 닮은 먹장구름이 온통 하늘을 덥고 잇어서 더욱 암울한 강간의 현장을 우리에게 침묵으로 말해준다.
그림이 헌신의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면 Tabitha Vevers의 정교하게 렌더링 된 친밀한 예술 작품은 어쩌면 광신(狂神)에게 바친 제물(祭物)이다. 세속적인 시도는 영적인 것과 연결된다. 그들은 지구와 우리의 관계에 대한 다른 사고방식을 제안한다. Tabitha Vevers는 현대 예술가 중 한 명이다. 앞을 내다보기 위해 뒤를 돌아보고, 스타일을 탐구하고, 형식, 기술, 등장인물, 미술사의 객체, 역사, 대중 등의 주제 문화의 관점에서 단일한 비전을 만드는 문화 현대의 여성이다. 카다란 바닷가재와 영적 물적 교감을 이루고 그들과 한몸이 된 여인. 조개껍질을 구도로 바닷가재나 각종 갑각류와의 교접, 바나나 모형의 하체를 가진 남자와의 <승천(昇天)> 등 다양하며 기기묘묘하다. <에덴동산> 시리즈도 볼만한데, 지면의 관계상 다 옮기지 않았다. 바나나가 거대한 남근의 상징으로 읽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