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에 이름을 쓰고..
부르고 싶은 이름이 있습니다.
별보다 빛나고 보름달보다 환한
이름이 있습니다.
얼굴은 시간을 넘어 가물가물
아지랑이로 흩어지는데
심장 속에 콕 박혀 있는 이름이 있습니다.
소리 내어 마음대로 부르지도 못하고
흰 종이 위에 검은 글자로 적지 못 한
이름이 있습니다.
닳고 닳은 운동화 끈이 풀어져
제 발에 넘어질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있습니다.
수없이 돌고 돌아도 꼭 다시 부르고 싶은
이름이 있습니다.
돌아선 뒷모습에 이름을 쓰고
차마 부르지 못한 이름이 있습니다.
<대문 사진 출처/Pixabay l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