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날에 오는 비
우산을 들어 빗줄기를 가르고
후두둑!
떨어지는 빗소리에 울음소리를 감췄다.
혼자 걷는 길이라 피할 시선도 없지만
괜히 두리번거리며 눈치를 살폈다.
들킨 마음은 빗줄기 따라 뒷걸음질을 치고
급한 울음은 빗소리에 숨어 버렸다.
두 손 가득 얼굴을 가리지 않아도
들썩이는 어깨 위로 빗방울이 튀어도
움찔 놀란 얼굴 위로 이미 빼꼼히
시선 하나가 꽂혔다.
두고 간 시간을 거두어 가려고
우산을 뚫고 쿵!
마음 하나가 떨어졌다.
<대문 사진 출처/Pixabay l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