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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Aug 27. 2024

별이 흐르는 시간 20

어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별일 없어요?"

카페를 정리하고 집으로 들어서는 구름비와 별구름을 향해 걱정스러운 얼굴로 몽우가 물었다.

 "네. 괜찮아요."

별구름은 구름비를 한번 쳐다보고 몽우한테 말했다.

 "저는 이상한 꿈을 꾸었어요. 기척이 느껴져서 거실로 나왔는데 엄마가 말하던 흰 옷 입은 어른을 보았어요. 무섭거나 불안하지 않고 안심이 되었어요. 그러다가 꿈속에서 갑자기 제 몸이 공중으로 떠오르는 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조금 있다가 밑으로 툭 떨어지는 느낌에 잠에서 깼어요."

 "요즘 카페 일이 많아서 좀 힘들었나 보네. 며칠 더 집에서 쉬는 게 좋겠어요."

구름비는 몽우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눈구름을 검에 봉인한 그 밤, 별구름은 몽우가 잠든 사이에 위 세상으로 올라갔다.

 "몽우는 어떠한가?"

 "꿈으로 여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별구름은 눈구름이 깃들었다가 사라졌기 때문에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부탁하네."

성주는 위엄 있는 성주로서의 부탁이 아니라 아래 세상의 사람처럼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성주 이임식이 있을 것이네. 이제 자네가 성주로서의 소임을 맡아야 하네."

 "성주님, 조금 늦출 수는 없는지요? 아직 아래 세상에서 할 일이 있을 것입니다."



 "성주의 소임을 별구름에게로 이임하는 것은 더 두고 보자는 의견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관례대로 한다면 이제 이임하는 것이 맞습니다."

원로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성주는 별구름의 의중을 헤아려 아래 세상에서 구름비와의 시간을 허락하고 싶었다.

 "이번에 눈구름을 봉인하는 일로 조금 지쳤을 것입니다. 시간을 좀 주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성주의 가라앉은 목소리로 어수선하던 홀 안이 잠잠해졌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lite>





 카페는 오랜만에 차분한 음악이 흐르는 데도 가볍고 경쾌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날도 좋네."

잠시, 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며 구름비와 몽우는 카페 밖 풍경에 마음이 빼앗겼다.

그리고, 조용히 별구름이 시간의 문을 거쳐 카페 안쪽 방에서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나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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