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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었다.

소녀의 기도

by 봄비가을바람


가을이었다.


스케치북을 펼치고 꽃잎을 세어

파란 하늘 아래 가을 춤을 추는

코스모스를 그렸다.

바람에 몸을 기댄 수줍은 몸짓은

한여름 빨개진 두 볼을 살랑살랑

간지럼을 태워 설렜다,

두 손 모아 못다 한 기도로

가을 한 낮 푸른 하늘 아래

약속을 다짐했다.

순간보다 긴 시간은 언제나 남의 편

지우지 못한 사연은 닿지 않는 곳의 편

꽃분홍 잎사이로 희미한 흔적이

연필 자국 아래 숨어 애써 외면했다.




<대문 사진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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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