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가을 나무

가을이 내려앉았다.

by 봄비가을바람


가을 나무


시간과 기억을 털어내고

색을 갈아 끼운 자리에

가을이 내려앉았다.

초록을 숨긴 여름은

갈잎으로 상처를 감싸고

늦은 망각을 탓하며

가을 나무 위에 가을꽃이 피었다.

탈탈 털어 떨어진 추억은

낙엽으로 뒹굴다가

모진 세상에 울다가 짓밟히고

겨울이 올 때쯤 서둘러

미끄러운 길을 따라

가을바람 따라 숨어버렸다.




<대문 사진 출처/Pixabay>








keyword
수요일 연재
이전 01화가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