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의 기도
스케치북을 펼치고 꽃잎을 세어
파란 하늘 아래 가을 춤을 추는
코스모스를 그렸다.
바람에 몸을 기댄 수줍은 몸짓은
한여름 빨개진 두 볼을 살랑살랑
간지럼을 태워 설렜다,
두 손 모아 못다 한 기도로
가을 한 낮 푸른 하늘 아래
약속을 다짐했다.
순간보다 긴 시간은 언제나 남의 편
지우지 못한 사연은 닿지 않는 곳의 편
꽃분홍 잎사이로 희미한 흔적이
연필 자국 아래 숨어 애써 외면했다.
<대문 사진 출처/Pixabay>
<가을이 왔어요> 출간작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16년차 한국어 선생님이며, 시인입니다..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고 가수 먼데이키즈의 음악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