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가려나 봐요.
손끝을 간지럽히는 꽃눈이
하나둘 손가락 사이로 흩어져
꽃길을 수놓았어요.
볼을 스쳐 파란 하늘에
꽃구름도 새겼어요.
여전히 향기가 남아
여기저기 흔적을 남기지만
그림자 뒤로 숨어 온몸을
내보이지 않네요.
설렘으로 문을 두드려
인기척을 내어도
이제는 저만치 물러나 있네요.
곧 다시 오실 테지요.
얼굴 가까이에 후후
꽃김을 불어 몽글한 언어에
까르르 웃어버렸어요.
멀찍이 서 있던 빨간 질투가
새초롬히 더운 입김을 씩씩
내뱉어버리네요.
귓가에 살랑살랑 꽃바람
향긋한 비밀을 실어
고백도 했어요.
잠시 눈을 찡긋하더니
못 들은 척하네요.
봄이 가려나 봐요.
곧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