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속에 머무는 그림자 10

문을 열다.

by 봄비가을바람

서연은 눈앞에 사진으로 남은 선우를 바라보았다,

많이 아플 때라서 웃음을 지어도 환하지 않아서 애써 웃고 있는 얼굴이 더 슬퍼 보였다,

그나마 웃는 모습이 좋은 것으로 영정 사진으로 쓰고 이렇게 유리 너머로 볼 수 있었다.

<오빠.>

이제야 온 게 미안하고 아팠다.





"서연아!"

"서연아!"

서연은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앞두고 모든 걸 놓아버렸다.

결혼식이 끝나고 선우가 갑자기 나빠졌다.

병원과 집을 오가는 동안 서연도 그동안 체력을 모두 소진한 상태였다.

장례 기간 동안 물 한 모금도 먹을 수 없었던 서연은 발인날 새벽 쓰려졌다.

한순간 허물어지는 철거 건물처럼 모든 희망을 잃고 아무것도 붙잡지 않은 채 자신을 놓아버렸다.



<가을에 올 거야.

코스모스가 아파트를 한 바퀴 둘러싸면 우리 저기서 함께 저녁노을을 보자.>

서연은 일주일을 중환실에 있다가 깨어났다.

<오늘이 며칠이에요?>

그리고 선우의 안부를 물었다.

가족들은 서연이 작년 이맘때에 멈춰 있는 걸 알고 누구도 선우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서연과 선우는 엄마끼리 친구로 어려서부터 가까웠다.

선우가 두 살 위 오빠로 늘 서연을 챙겼다.

자라서도 자연스럽게 연인이 되었고 결혼까지 약속한 사이였다.

결혼 이야기가 오갈 때쯤 선우가 1년 지방 근무를 하게 되어 부산에 있는 동안 주말마다 만나는 장거리 연애를 했다.

그리고 돌아오는 가을에 결혼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삶은 좋은 일을 앞에 두고 나쁜 일이 오는 건지, 아님 늘 평탄한 두 사람을 시기한 건지 선우의 몸이 갑자기 안 좋아졌다.

건강검진 재검을 받으며 담도암 진단을 받았고 치료를 하는 도중에 떠났다.

병을 이기기 위한 마음의 준비도 다 못 한 아주 짧은 시간에 일이 벌어졌다.

서연은 상황을 다 이해하기 전에 벌이진 일에 어느 하나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일어난 상황을 부정하고 가을을 기다리던 그전으로 돌아가 문을 잠가버렸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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