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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에 삶이 느려질 때

인터넷이 안 돼요.

by 봄비가을바람

갑자기 와이파이가 먹통이 되었다.

어제부터 속도가 느려지는 것 같아서 껐다가 켜기를 여러 번.

더구나 오전 수업 후 들어와 보니 셋톱박스에 불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공유기 문제면 여분의 공유기로 교체하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서비스를 받아야 할 것 같았다.

전화를 해서 확인하니 역시 인터넷이 잡히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서비스 일정을 잡고 내일 일정도 하나를 조정했다.

컴퓨터를 사용해야 할 일도 있는데 모든 게 뒤로 미루어졌다.



준비도 없이 어느 한순간 속도도 느려지고 제자리걸음을 하다가 멈췄다.

컴퓨터가 할 수 없는 일을 아주 작은 손 안의 인터넷인 휴대폰이 대신하지만 데이터 사용량에 약간의 눈치를 봐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체할 것이 있다는 것이다.

얽매여 있는 건 문제지만 일을 못 하는 것, 역시 또 다른 문제이다.

시간과의 싸움이 한창인 순간에 일을 못 한다는 것은 개인에게도, 단체에도 불편이 된다.

나로 인해 다른 이에게 불이익을 주어서 안 되기에.



코로나가 극심한 시기에 집에 외부인을 들이는 것을 제한했었다.

다행히 아버지는 코로나로부터 지킬 수 있었지만 아버지와 함께 나이가 든 집안 구석구석이 이제야 하나둘씩 아픈 티를 내고 있다.

함께 추억할 이도 곁을 떠났는데 새로 바꾸고 고치고 예전 것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것이 아쉽고 아프다.




대문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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