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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뒷모습

갈대와 억새

by 봄비가을바람

지난 워크숍에서 가을을 가득 담아왔다.

바다 바람도 쐬고 노랗고 빨간 가을색도 물들이고 한창 고운 색을 뽐내던 빛바랜 코스모스도 보았다.

풍경을 채우는 저마다를 보고 듣고 맡으며 가을 속을 걸었다.



마침 길 가에 깃털을 날리며 따라오는 것이 갈대인지, 억새인지가 궁금했다.

갈대는 강가나 호숫가 등 물가에서 7, 8월에 하얗게 깃털로 피고 억새는 9, 10월에 들에서 핀다고 말이 모아졌다.






<대문 사진 포함 by 봄비가을바람>






분명 바람에 하늘하늘 흔들리는 건 억새이다.

가을의 정취를 듬뿍 흩날리며 가을 그림을 완성하고 있었다.

떠나는 뒷모습은 언제나 슬프다.

가을의 마지막을 온 들에 그려놓고 돌아서는 뒷모습을 닮은 억새는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려 기운 없는 어깨를 늘어뜨리고 조금씩 멀어지고 있었다.



시간과 계절의 오고 감은 눈으로, 귀로, 코로 느낀다,

그중, 눈으로 보는 것이 가장 슬프다.

사람의 가을인 흰머리카락이 검은 머리카락 사이에 서 하나둘씩 눈에 띄는 것처럼.

그리고 그 흰머리카락에 동전 하나를 세던 철없던 내 모습이 겹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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