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도 이별이 있다.

냄새가 부르는 그리움

by 봄비가을바람


음식에도 이별이 있다.



점심에 칼국수를 먹었다.

제대로 된 육수에 면을 넣은 게 아니라

한번 삶아 냉동한 면과 육수에 적당히 감칠맛이

농축된 수프, 작게 썰어 놓은 냉동 버섯과 채소,

조개껍데기도 벗어버린 냉동 조갯살.

겉봉지에 적혀 있는 대로 적당량의 물을

냄비에 끓이고 수프를 넣었다.

국물이 끓자 서로 달라붙어 떼어지지 않는

면과 재료를 넣었다.

한번 후루룩 끓으면 약한 불에 잠깐 뜸을 들였다가

국수를 그릇에 담아 김치와 함께 상에 올렸다.

제법 그럴듯한 모양새는 맛도 제법이다.



설거지를 하고 음식 냄새가 다 사라지지 않은

방 안에 앉았다.

버섯 칼국수의 매캐한 고추장 냄새가

스쳤다.

바쁜 등교 시간에 노가리 두드려 곱게 펴고

빨간 고추장 양념을 발라 구워서

도시락을 싸 주시던 아빠의 아침과 마주치고 말았다.







https://brunch.co.kr/@xzhu638-msl147/123


대문 사진 by 봄비가을바람






이전 16화숨은 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