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자리 잡고 시간을 벌고 있는 너를
밀어내는 바람이 분다.
마음이 하고 싶은 말을 숨기고
호흡조차 힘든 심장에 바람이 분다.
먼 하늘에 대고 하소연도 안 통하고
가는 걸음마다 물구덩도 건너뛰었다,
흰 눈 오는 날 폴폴 날리는 솜털이
봄비로 내려 눈물이 되었다.
바람이 분다.
겨울이 내놓은 자리에 바람이 분다.
눌러앉아 남은 온기도 식어서
서릿발도 부리를 꺾였다.
바람이 분다.
너를 보낸 자리에 봄바람이 분다.
<대문 사진 출처/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