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끝났다.
아이의 등원이 다시 시작되는 아침이다.
방학 동안 잠깐 느슨해졌던 아침이었는데, 아이도 나도 늦게 일어났다.
허둥지둥 준비를 시작한다. 다시 바빠진 하루다.
아이를 재촉하며 집을 나서는데 오늘따라 모든 것이 한참이다.
밥 먹는 것도 한참.
옷 입는 것도 한참.
신발 신는 것도 한참.
몇 달 동안 나도 나름대로 변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나는 다시 종종거리며 아이를 재촉하고 있었다.
느리게 움직이는 아이를 보며 목소리가 올라올 뻔했지만 간신히 참았다.
나는 아이 손을 잡고 말했다.
"늦었어. 할아버지 빠방 올 시간이 다 됐어. 얼른 가야 돼."
마음이 급해진 나는 아이 팔을 잡고 앞으로 걸었다.
그때 아이가 말했다.
"엄마 아프잖아. 천천히 가요."
내게 팔이 잡힌채 뒷쪽에서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듣지 않았다.
그러자 다시
"엄마, 천천히 가도 괜찮아요."
그 말을 듣는 순간 한숨이 나왔다.
내가 아이에게 늘 하던 말을, 아이가 그대로 나에게 돌려주고 있었다.
나는 아이 손을 놓고 말했다.
"엄마가 아프게 잡으려고 한 건 아니었어..."
" 마음이 급해서 늦은것만 생각하고 아프게 잡은걸 몰랐어. 미안해."
그러자 아이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엄마~괜찮아요!."
"천천히 가요."
순간 조금 미안했고
조금은 스스로를 위로하기로 했다.
그래서 아이의 걸음에 맞춰 천천히 걸어 보기로 했다.
그러자 문득 예전에 보았던 장면이 떠올랐다.
아빠와 아이가 함께 등원하던 모습이었다.
아빠는 몇 걸음 앞에서 휴대폰만 보며 먼저 걷고 있었고 아이는 뒤에서 장난을 치며 따라가고 있었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아이와의 거리.
마음의 거리도 저만큼일까.
나는 잠시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아이를 기다렸다.
아이 옆으로 가서 나란히 걸었다.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오늘 아침도 나는 웃으며 아이를 배웅했다. 이번에는 조금 천천히 걸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