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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운 Jul 22. 2024

동물원에서

홀로 발길이 끊긴 동물원에 갔습니다

낙엽만이 가득 안아주는 길을 따라 관람합니다


목이 부러진 기린이 고개를 내밉니다

온몸이 하얀 얼룩말이 걸어옵니다

부서진 등껍질을 벗은 거북이가 달려옵니다


꼬리가 잘린 원숭이가 푸른 멍이

온몸을 덮은 한사람을 우리로 인도합니다

그에게 녹슨 족쇄가 채워집니다


그는 무거운 발을 절뚝 거리며

무대 앞으로 걸어나옵니다


자, 여기 말을 하는 동물이 있습니다


낙엽만이 바스러지며 박수를 보냅니다

좁은 우리가 초원처럼 아득히 넓습니다


나는 사람인가요

나는 동물인가요

나는 짐승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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