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영화관 팝콘이 아닐까

처음에 기대가 너무 크면 나중에 힘들다

by 오경수


마지막으로 언제 영화를 봤는지 도무지 기억이 안 난다. 나는 영화관에서 영화 보는 걸 좋아하지만 팬데믹 이후로 영화관에 한 번도 안 갔다. 그리고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아서 영화관에 대한 애정이 식은 거 같다.


영화관에 들어가서 표를 사고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팝콘을 살 수 있다. 따뜻한 색온도의 조명과 팝콘 냄새는 나를 유혹했다. 그래서 영화관에 갈 때마다 팝콘을 샀던 것 같다. 콜라도 물론 샀다.


상영관 문이 열리고 팝콘을 먹으며 광고를 보며 영화 시작을 기다렸다. 먹다 보면 끝없이 먹게 돼서 영화 시작 전에 반 이상 먹거나 거의 다 먹은 적이 여러 번 있던 것 같다. 하지만 중간에 물려서 반 정도 남긴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도 항상 제일 큰 사이즈를 샀던 것 같다. 왜 일까? 영화 시간이 길어서 큰 걸 샀을까? 나는 저번에 다 먹는 걸 실패한 걸 기억하면서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할까? 이번엔 다를 거라고 무의식적으로 기대한 걸까?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올 땐 괜히 큰 거 샀다고 과거의 나를 탓한다. 나는 왜 이럴까.


우리 인생 혹은 기대도 영화관에서 팝콘을 남기는 것 혹은 영화 시작 전에 팝콘이 제일 맛있는 것처럼 처음엔 열정적이었으나 중간에 식는 것 같다. 분명 살 때는 이뻐 보였던 옷이 시간이 흐를수록 촌스러워 보이고, 처음 만날 땐 그냥 좋았던 애인이 시간이 지나면 질리는 것처럼.


팝콘이 맛있어서 많이 먹을 거라 기대한 것처럼 누군가를 평생 사랑할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언젠가 사라진다. 그리고 기대는 입맛처럼 점점 줄어들고, 다음에도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그리고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겠지. 미리 세워놓은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공허함만 가득하겠지. 다음엔 그렇지 않을 거라 믿지만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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