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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댓글은 정의실현인가? 마녀사냥인가?

익명으로 댓글달기

by 노이 장승진

누구나 댓글을 달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때로는 자신의 입장을 옹호하기 위하여, 때로는 자신이 바라는 우리 사회의 가치를 위하여 일 것이다.


마침 신문사들이 댓글조작혐의로 복역 중인 정치인의 뉴스로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얼마 전 영국의 축구경기와 관련하여 온라인으로 인종차별적 댓글을 달면, 최대한 10년 동안 축구장을 출입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법안이 발의되었다는 뉴스가 있었다.


지난여름 경기에서 실수를 한 흑인선수에게 악의적으로 인종차별적 댓글이 공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며, 이밖에도 그동안 수많은 선수들에게 대하여 인종차별적 댓글이 문제가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법안은 사람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사회에서도 인터넷 댓글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댓글에 대하여 강력하게 처벌하려은 흐름이 이미 일어나고 있다.


댓글금지 및 법적 처벌뿐만 아니라, 최근 네이버 등에서 인터넷 뉴스를 볼 때 자신이 원하는 언론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인터넷상 화면을 배치했다. 이것은 개인에 댓글 공격이 바로 개인이 받아들이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전체의 시스템적인 구조적 문제라는 점에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혔다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인터넷 댓글은 우리나라의 직장인들의 회사 내에서도 큰 이슈이다. 직장인들이 사용하는 자유게시판은 주로 익명을 이용하는 수가 많다. 익명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회사 내 의혹이나 잘못된 점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한다. 여기는 많은 논란이 뒤따른다.


왜냐하면 그것은 회사구성원의 의견이라기보다는 자기 자신의 입장에서 본 개인의 의견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댓글은 인터넷상의 정의의 실현이냐? 아니면 마녀사냥인 것인가? 이러한 문제로 한동안 직장은 그 문제로 시끄럽고 회자되면서 직장 내 여론을 이끌어 가기도 한다.


내가 근무하는 직장에서도 익명의 게시판이 있다. 지난날 젊은 시절 열정이 지나쳤을 때 눈치 없는 행동으로 나도 부끄럽지만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나는 적을 알 수 없는 상대방으로부터 화살을 맞고 치명상으로 모든 몸과 마음의 활력을 잃어버렸고 모두 나를 비난하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근거 없는 소문은 비난의 당사자로 하여금 좌절과 실망으로 이끈다. 맞는 내용도 있을 수 있지만 극히 주관적인 의견으로 개인을 비난하는 경우가 있다. 소심한 A형으로 MBTI가 ENFP인 나는 일을 벌이는 것을 좋아하고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였는데, 일부 사람들에게는 조직에서 나대는 사람으로 낙인찍혔다.


그 뒤로 거의 20년이 흘렀음에도 나는 아직도 그때의 상처를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으며 그 이후로는 언동을 조심하고 있다.

아무튼 익명댓글 제도가 댓글이 없어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지금도 순작용과 역기능이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면 순기능부터 살펴보자! 주로 인터넷 댓글에 사용되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속담인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하는 내용에서 알 수 있다시피 일부는 사실에 근거를 두는 경우도 있다. 댓글은 설왕설래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은 증폭되면서 직장 내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다.


모든 사람들이 대상자에 대하여 주목하게 된다. 당사자는 오히려 그 상황을 전혀 모르고 지내다가 크게 이슈가 된 다음에야 자신이 당사자가 되었음을 아는 수도 있다. 이렇게 큰 문제가 되면 당사자는 지금까지 했던 행동에 대해서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고 거기에서 멈추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크게 반발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경우도 있지만 문제를 수습하려는 방향으로 나가기 때문에 모든 행동을 멈추게 된다. 오해받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경고도 포함되어 있어 당사자는 지금까지의 행동을 중지하고 신경을 씀으로써 조직을 완전한 해악이 많은 공간보다는 오히려 안정성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주는 순기능을 갖고 있다.


조직은 항상성을 갖고 공통의 목표를 향하여 가기 때문에 생각과 상황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두 의견이 같을 리 없다. 그것은 필연적으로 갈등과 모순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것을 자연스럽게 화두로 삼아 자연스럽게 해결주는 것이 댓글의 주요 순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반작용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무엇보다도 인터넷 댓글은 개인의 인권침해 및 심리적 외상을 입힌다. 공격을 받는 당사자는 즉시 상대방이 누구인가, 정확하게 무엇을 공격하는가, 왜 어떤 의도로 공격하는 가에 대하여도 전혀 알 수 없다.


무차별적인 공격을 온몸에 비난이라는 화살을 받고 신음하던 시절이 있었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나의 경우도 전혀 누가 그런지 알 수 없었다. 젊은 20~30대 시절 나는 매우 열등감이 많았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면 무엇이 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그런 나의 생각은 결과적으로 나를 궁지에 빠트렸다. 그래서 지금도 후배들한테는 일을 하는 것은 좋으나 항상 조직 구성원들의 상황과 눈치를 보라고 충고하고 있다.


세월은 흘러 트라우마를 어느 정도 극복하게 되었을 때 나는 나와 생각이 다르고 평소에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나와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익명 댓글을 날리기도 한 경험이 있다. 내가 가장 인터넷댓글의 피해자인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익명댓글을 통하여 상대방에 대하여 공격을 하였다는 것은 나의 인성도 문제가 있지만 그만큼 순기능과 역기능이 잔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나중에 법적 조치를 위한 신분을 파악하였을 때 의외의 친밀한 교류관계에 있던 지인이라고 밝혀지기도 한다. 이러한 공격의 대상과 내용에 대한 모호성은 댓글의 피해당사자에게는 더욱더 큰 치명상을 입히고 후유증도 남기는 것이다. 그 후유증은 평생 갈 수도 있다.


따라서 설사 사실의 적시라도 해도 댓글을 단 사람은 법적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명예훼손등을 이유로 고소나 고발의 대상이 되었을 때 IP추적을 통해 댓글을 단 사람을 특정할 수 있다.


어쨌든, 공개적인 비판을 받은 사람을 다시는 회복하지 못할 커다란 트라우마에 빠지게 된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한번 상처를 입은 마음은 쉽게 치료될 수 없다. 오히려 육체적 외상은 시간이 많이 흐르면 회복되는 수가 많지만, 심리적 외상은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거나 오히려 점점 더 커지기도 한다.


심리적 외상은 지속적으로 오랜 장기간에 걸치는 심리적 치료를 해야 회복이 가능하다. 한번 상처를 받은 사람은 매우 취약하고 위험한 상태에 빠지게 되며, 2차, 3차 등의 추가적인 외상에 대하여는 대처할 의욕을 잃고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되어 심한 우울증이나 이주일이상의 우울감에 빠지고 자해시도나 심지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


앞에서 인터넷 댓글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정리하여 보았다. 인터넷 익명댓글은 자유로운 표현활동의 자유를 통한 우리 사회의 인터넷 정의의 실현인가, 아니면 개인에 대한 마녀사냥인가?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한가?


중요한 것은 바로 순기능과 역기능이 함께 있다는 것이다. 역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순기능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허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어떤 사람은 큰 피해를 볼 수 있고, 어떤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은 피해를 볼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 사회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 까? 어떠한 것이 현명한 것일까?


일괄적인 시각보다는 바로 사건별로 살펴보아야 하는 것이 더 맞다고 생각된다.

댓글사건의 경우 예방을 하기 위하여 완전히 없애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사안별로 사건의 배경과 원인과 결과를 자세하고 치밀하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종합적으로 볼 때 우리 사회가 인지해야 할 것은 바로 우리 모두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합의적 체계적 룰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누구나 합리적으로 공감하는 있는 사람들의 의식과 생각은 바로 자연스럽게 법률로 발현되며, 누구나 지키겠다는 준법정신과 함께 댓글 관련 우리나라의 공익법률을 체계적으로 제정하고 시행함으로써 우리는 정의로운 사회로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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