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by HOON

비누로 손을 밖밖 닦아낸다. 손에서 거북한 냄새가 난다. 난 양고기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목장갑 위에 고무장갑을 두르고 일을 하지만. 손에는 젖은 목장갑의 쉰 냄새, 음식물 쓰레기 냄새, 화로의 숯불 냄새를 비롯한 다양한 냄새가 담긴다. 그저 손을 열심히 씻는 것만으로는 차마 지워지지 않는 시급 9100원의 냄새. 기숙사로 돌아와 샤워를 한다. 각종 냄새로 그득한 손을 비누로 계속 문지르다 보면 그것들은 사라지고, 비누의 향만이 남지 않을까 생각하며 씻는다.


냄새.

손에서 나는 냄새.

돈을 벌고 온 손에서 나는 냄새.

하루를 마친 돈을 벌고 온 손에서 나는 남새.

아버지의 하루를 마친 돈을 벌고 온 손에서 나는 냄새.


아버지, 당신의 손에서는 항상 담배 냄새가 났다.

세상의 온갖 냄새를, 그 냄새를 차마 나에겐 맡게 할 수 없었기에 담배로 덮어버린걸까.


어쩌면 담배는 모든 아버지들의 값싼 탈취제였겠다.

21살의 나이에, 아버지를 조금 이해할 수 있게 된 건 아닐까, 생각하는 밤이다.


난 20대의 혈기왕성한 청년. 불 같은 열정이 아직은 남아있는. 그래도, 멋들어지고 싶은 내 인생에 시급 9100원의 향을 지우고 싶어서. 지울 수 있다고 생각해서. 비누로 밖밖 닦아낸다. 이런 일은 한 번쯤 경험해 보는 것이라는. 마음만 먹으면 그만둬도 괜찮다는 신념으로.


아버지는. 그만할 수 없다는 압박. 그래서 그 향을 지우는 것을 포기하고, 매일매일을 담배 연기로 덮어버리는. 연기의 매캐함으로 덮어버리면 그 손을 보는 아들은 손에 묻은 그 향을 알 수 없으니.


#스물하나의글감 #21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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