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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누구의 피해자도, 구원자도 아니다

우리는 여전히 함께 살아간다

by 다마스쿠스

오랜만에 간 한국에서 돌아온 후, 그와 다시 마주 앉았을 때 나는 잠시 멈췄다.


3주 동안 떨어져 있으면서
‘이제는 끝내야겠다’는 생각이 너무 강했다.


그와의 결혼 생활은 내 에너지를 갉아먹는 관계처럼 느껴졌고,
나는 진심으로 이 관계를 끝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
그의 일상, 아이들과 웃는 얼굴,
그리고 그가 결혼을 지키기 위해 나름의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사람을 정말 끝까지 이해해보려 했을까?”

나는 그를 떠남으로서, 그에게 복수하려 한것은 아닐까?


진짜 노력은 감정의 싸움이 아니라 ‘관계의 성숙’이었다


그가 완벽하지 않다는 걸 안다.
그의 말투, 습관, 반응은 여전히 나를 힘들게 한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그는 변화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리고 나 역시 깨달았다.
그동안 나는 ‘이해받지 못한 사람’으로만 머물며,
정작 내가 ‘이해하고 공존할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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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번을 접어 만드는 다마스쿠스 검처럼, 접히고 단련 되가는 여정이야기. 서울에서 태어나 어쩌다보니 2016년부터 파라과이에 살고 있습니다. 다중적인 모습도 껴안으며 다독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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