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숨도 영어, 날숨도 영어.
픽- 비웃으며 같은 반이었던 친구는 손을 들고 발표하는 나의 의지를 나뭇가지를 발로 밟듯 툭- 꺾어버렸다.
열심히 수업시간에 참여하는 것이 누군가의 비아냥거리가 될수 있다는 것은 마음이 아팠지만 더욱 마음이 상하는 것은... 그것은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수업시간에 대답도 잘하고 집중도 잘했지만 나는 시험 점수가 잘 안나왔다.
13과목의 평균 점수는 75-83 정도로, 나는 하는 만큼에 비해서 성적은 그닥 좋지 않으니 비웃음 거리가 된것이다.
이번이 내 인생에 주어진 큰 기회하는 건 어린 나이에도 알아챌만큼 자명한 것이다.
그리하여, 정말 열심히 해보기로 작정했다.
열심히란 무엇인가? 하고 보니 곧 성적이더라.
뉴질랜드에서 내가 다니던 학교에는 성적이 1-100점이 아니고, N/A, A, M,E 로 나누어 졌는데,
- N/A 는 Non- Achievement, 통과 못한 것 (1-65쯤)
- A 는 Achievement, 통과 (65-80쯤)
- M 는 Merit, 우수 (80-90쯤)
- E 는 Excellence, 최우수 (90-100)
내 목표는 최대한 많은 E를 과목에서 받는 것이었다.
목표가 분명해지니 공부를 하면서도 늘 성적을 생각하고 앞을 분명히 보며 나아갈 수 있었다.
영어를 공부하면 모두가 아는 네가지 부분이 있다.
Reading, Listening, Writing, Speaking. 읽고 듣고 쓰고 말하기.
그 네가지 영역을 공부할때 나는 다음의 방법을 썼다.
1. 읽기
교과서 읽기: 성적을 잘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교과서의 내용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했기에, 일단 그 내용을 잘 파악하기 위해 읽고, 또 읽었다. 처음엔 모르는 단어가 80프로가 훌쩍 넘었기에 전부 하이라이트로 줄쳐놓은 다음 일일히 사전을 찾아가며 그 뜻을 한국어로 배웠다. 책을 워낙 좋아하지만 무슨 말인지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에 어린이 책으로 읽기를 시작해서 재미를 배운 후, 조금 익숙해지자 청소년 책으로 갈아타게 됬다.
2. 듣기
학교에서 하루종일 영어를 듣는 것과는 별개로, 집으로 돌아오면 블록버스터에서 재미있는 영화를 빌려와서 자막을 틀고 보기 시작했다. 가장 좋아했던 영화 노트북은 시디를 구매하여 자막을 튼채 10회, 안틀고는 20회 이상 보면서 다음 대사를 줄줄 외울정도로 보았다. 듣기를 반복하여 귀를 억지로 뚫은셈이었다.
3. 쓰기
하고 싶은 말이나, 있었던 일을 기록하기 위해서 영어로 일기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정말 쉬운 단어로만 써내려가기 시작한것이,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숙제를 하면서부터 아는 단어가 많아지자 점점 수월해졌다. 영어 성경을 필사하며 더욱 더 쓰기에 박차를 가했다. 한영 성경이었기때문에 단어를 모르면 한국어로 바로 이해할수 있었던 것이 큰 장점이었다.
4. 말하기
말하기는 무조건 해야하는 필수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친구와 소통하고 수다떠는것 밖에 없었다. 과외선생님들과도 늘 연습하긴 했지만 다양한 표현을 배우기 위해서 나는 늘 친구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자세히 듣고 더듬더듬 말을 연습했다. 농담또한 이게 무슨뜻이냐며 물어본 후, 재미있는 표현등을 따라하며 말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틀리면 어때? 난 어차피 본토사람이 아니기에 친구들은 아무도 면박을 주지 않고 오히려 격려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