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weile doch, du bist so schön!
2022년 11월 21일 월요일
직장인에게 '기분 좋은 월요일'이란 유니콘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 회사는 당연히 스트레스의 원인이고, 편안한 주말이 끝나고 스트레스가 가득한 평일이 시작하는 요일이라는 통념이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나름 직장생활을 재밌게 하는 사람임에도, 지난 몇 주 동안은 사람들이 월요일을 싫어하는 이유에 적잖이 공감하고 있었다.
그랬던 것이 이번 월요일은 좋았다. 월요일 오전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텐션이 솟았다. 저번주에 미처 다하지 못한 업무가 마무리되는 것도 좋았다. 저녁이 짧은 생활패턴이라는 핑계로 평일 저녁에는 좀처럼 일정을 만들지 않는데, 퇴근 후에 회사 근처도, 거처 근처도 아닌 곳으로 움직이는 경험조차도 마음에 들었다. 아, 물론 퇴근 시간대의 지하철은 좋지 않았다.
지나간 일들이 축적되어 지금을 구성한다. '이번 월요일에는 기분이 좋음'의 원인이 무엇일지 생각해봤다. 지난 주말이 간만에 아무 일정도 없는 이틀이었기 때문인 것 같았다. 토요일 아침에 갑작스런 친구의 연락으로 낮에 약속이 생기긴 했지만, 그 외에는 온전히 휴식을 취했다.
기분이 좋으면 기분이 좋은대로 누리면 될 것을, 괜히 원인을 분석하려 든다. 원인을 찾아내서 '기분 좋은 월요일'을 재현하고 싶기 때문일까. 주말을 매번 비운다고 해서 다음 월요일이 항상 기분이 좋을 것은 아닌데. 무용함을 알면서 괜히 머리를 굴려대는 좋지 않은 버릇을 내려놓아겠다고 종종 다짐하지만,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