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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깡통로봇 Jan 28. 2024

파란 그리움

1.


물속으로 사라진 마을엔

아직 버려지지 않은

마음이 남겨져 있다.      


소양댐 너머

조그만 낯선 언덕 봉우리엔

먼데서부터 날 세우고 온

차가운 바람이,

내놓은 살마다 찾아들어

하얗게도 서런 마음을 놓고 갔다.      



2.


근래에 세워놓은 기림비

파란 그리움

호수에 잠긴 마을의 이름들 속으로

시리게 스며든 마음이 눈에 밟힌다.     



3.


옅은 초록색 바람 속을

손을 잡고 걸어가면

그리웠던 마음이 아지랑이처럼 씹힌다.     


푸르게 빛나던 달콤했던 햇살이

쌉싸름하게 밟히는 길엔

홀로인 것들이 느끼는 날 선 푸르름

이제 고개를 내밀고 시작하는 것들이

맞서기엔 날카로운 호흡들.     


손을 꼭 쥐면 희노랗게 질리는 손 색깔을 보다

눈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얼음새꽃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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