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
"인간이라니, 무슨 뜻이지요?"
"자유라는 거지!" - p24 중에서 –
《그리스인 조르바》(니코스 카잔차키스 저, 이윤기 역, 열린책들, 2000) 읽는 내내 나를 관통한 단어눈 '자유'였다.
자유란 무엇일까?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일까? 아니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의 선택권일까? 샌드위치 휴일마다 여행 일정을 잡는 직원들을 보면서 생각했다. 본인이 쓸 수 있는 연가를 쓰는 것이지만, 그 업무를 대신해야 하는 동료들에 대한 배려는 얼마나 했을까?
어떤 주제든 조금만 깊이 들어가면 이렇듯 규정할 수 없는 경우들이 수없이 많다. 그렇다고 내가 생각하는 것을 모두 옳다고 할 수도 없고, 다른 사람을 배려한다고 나의 의지를 억압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면 여기서 진정한 자유란 어떤 것일까?
"아니요, 당신은 자유롭지 않아요.
당신이 묶인 줄은 다른 사람들이 묶인과 다를지 모릅니다.
그것뿐이오. 두목, 당신은 긴 줄 끝에 있어요.
당신은 오고 가고, 그리고 그걸 자유라고 생각하겠지요.
그러나 당신은 그 줄을 잘라 버리지 못해요. 그런 줄은 자르지 않은면…." - p429 중에서 -
과연 나는 자유롭게 살고 있는 것일까?
세상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그 테두리를 벗어나면 위험하다고 여기는 내가 과연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것일까?
자유롭게 살고자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살았지만 결국 나 또한 세상의 틀에 맞추기 위해 자유를 억압해왔을 것이다. 어차피 하고 싶은 일을 전부 실현하며 살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을 만족시키기 위해 나를 희생하며 살아온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처음 '조르바'를 만난 건 [플라톤 아카데미]의 오디오북을 통해서였다. 성우들의 맛깔스러운 목소리에 빠져 출퇴근길 내내 귀를 기울였다. 가끔 주차장에 도착하고도 한참을 앉아 있었다.
'나는 '조르바'처럼 자유를 쫓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오디오북을 들으며 시작된 이 고민은 책을 완독할 때까지 나를 힘들게 했다. 자유롭게 살기 위해 이렇게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과연 내가 진정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날이 올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지금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산속에 들어가 '자연인'이 될 수도 없었다. '자연인'이 된다고 해서 행복할 것 같지도 않았다.
새벽에 책을 완독했을 때 이대로 시간이 멈추기를 바랐다. 그 여운이 너무 커서 책을 덮고 출근 준비를 하려니 억울했다. 가만히 앉아서 하늘을 보며, 바다를 보며, 바람을 맞으며, 나에게 있어 '자유'란 어떤 것인지 정의하고 싶었다. 정답이 없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것이 정말 오랜만이었다. 이래서 책을 읽는구나. 이렇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기 때문에 책을 읽는구나.
그리고 깨달았다. 진정한 자유란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라,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용기 자체가 아닐까? 남들이 정해놓은 답에 안주하지 않고, 불편하더라도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묻는 것. 그것이 내가 찾은,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자유의 첫걸음이었다.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작은 선택의 순간마다 "이것이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인가?" 묻는 것. 그 질문 하나가 나를 진정한 자유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데려다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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