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의 꿈》을 읽고
"가장 높이 나는 갈매기가 가장 멀리 본다."
위의 글은 성공을 이야기할 때 정말 많이 인용되는 문장이다. 내가 좀 더 높은 자리에 가고, 내가 좀 더 많은 경험을 하면 자연스럽게 세상의 이치를 깨달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했던 시절로부터 세월이 흘러 단순히 높이 올라간다고 해서, 혹은 남들이 성공이라 부르는 것을 이룬다고 해서 멀리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리차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은 작년 12월 '독서맵핑' 수업을 하면서 읽었던 책이었다. 마인드맵을 만들고, 책의 내용을 요약하면서 어느 정도 책을 이해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다시 책을 읽어보는 지금 그때와는 또 다른 문장들이 눈에 띄었다. 불과 두 달 전인데도 말이다.
우리는 이번 생에서 배운 것을 통해 다음 생을 선택한단다.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면 다음 생은 이번 생과 똑같아. 한계도 똑같고 감당해야 할 무거운 짐도 똑같지. - p57 -
우리는 타고난 재능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탁월한 재능을 지닌 채, 단순한 학습만으로는 도저히 도달할 수 없는 경지에 오른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다섯 살에 이미 건반악기와 바이올린 연주에 능숙했고 작곡까지 했던 모차르트처럼, 어떤 재능은 단순한 학습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지금 내가 배운 글쓰기가 마치 작은 벽돌 하나처럼 쌓이고, 내일 배울 것들이 또 다른 벽돌이 되어 차곡차곡 쌓여간다면, 처음에는 보잘것없던 기초가 점점 단단한 기둥으로 자라고, 그 기둥들이 모여 언젠가는 온전한 하나의 집이 완성되듯, 나도 언젠가는 괜찮은 작가가 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 책을 읽을 때는 노력에 관한 부분에 집중적으로 밑줄이 그어져 있었다. 그때는 독서나 글쓰기를 단순히 하는 것을 넘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실력 향상을 위해 애쓰고 있을 때였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더 관심이 갔다.
존,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을 때는 언제나 된다네 -p72 -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최악의 상사는 능력은 없으면서 부지런한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방향을 잃고 무작정 열심히만 한다면, 결국 성과는커녕 소중한 시간과 노력만 허비하는 헛수고에 그치고 만다.
갈매기 앤서니는 조나단의 이름을 덮은 의례와 의식을 거부한 채 자신의 길을 갔고, 그렇게 행동하는 젊은 새들이 점점 많아졌다. 그들은 삶의 허망함으로 애달팠지만 적어도 자신에게 정직했고, 삶이 허망하다는 사실을 직시할 만큼 용기 있었다. - p136 -
그렇다. 결국 자신을 믿고 꾸준히 나아가는 것만이 진정한 성공에 이를 수 있는 길이다. 자신의 삶을 직시하는 용기만이 성공으로 가는 길의 고난과 역경을 이겨낼 수 있다. 여아직도 세상 모든 것이 궁금한 나에게는, '나이에 걸맞지 않다'는 주변의 시선을 넘어서기 위한 더 큰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위대한 이는 보라색 눈을 가지셨어. 내 눈이랑은 달라, 여기 살았던 그 어떤 갈매기의 눈과도 달라. - p121 -
늘 스스로를 남들보다 부족하다고 여겨온 나에게, 이 책은 다시 한번 "그렇지 않다"고 조용히 말해주는 듯했다. 주변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며, 그들의 보이지 않는 연습과 노력은 외면한 채 결과만 보고 '저들은 나와 다른 특별한 재능을 타고났구나'라고 성급하게 단정짓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들에게는 그들만의 길과 재능이, 나에게는 나만의 길과 재능이 분명 있을 텐데, 나는 그 소중함을 너무 쉽게 지나쳐버리고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