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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도 Oct 30. 2023

프롤로그

글을 필사하다.

자라는 동안 감정을 숨기 살았다.

사는 동안 일어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적당한 표현을 하며 살지 못했다. 가지고 싶다고 떼쓰지도 않았고, 실망했다고 마음껏 미워하지도 못했다.

너무 보고 싶어서 당장 달려가고 싶은 마음도 부담스러울까 꾹 참았다. 상처받았다는 말도 마찬가지다.

누군가 내 생각을 물어볼까 불안했다. 내 마음을 말로 표현해 본 적 없으니 막막했다.

그러다 보니 글로 쓰는 일도 어렵기만 했다.


두려운 마음, 사랑하는 마음, 미안한 마음, 외로운 마음, 화나는 마음까지 모두를 표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간절해졌다.

소설, 에세이, 시를 읽으면서 작가들의 말에 공감하며 눈물을 흘렸다. 정작 글로 표현하려 하면 눈물도 멈췄다. 낙서를 하는 손이 바삐 움직이다 글을 쓰려면 그대로 멈춰버리는 것처럼.


우연히 에세이를 필사하는 서평단에 도전하게 됐고 당첨되었다. 그렇게 글을 필사하기 시작했다.

마음에 드는 한 부분을 펜으로 꾹꾹 눌러쓰고 난 뒤 그때 감정들을 적어보기 시작했다. 뿌연 안개가 앞을 가린 듯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랐던 처음과 달리 점점 감정 표현이 수월해졌다.


책 속의 글을 읽고 지난 시간 속의 나를 떠올렸다.

그때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한 줄 한 줄 적다 보니 어느새 숨겨져 있던 마음이 세상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 감정들을 담은 글이 마치 내가 그동안 표현하고 싶었던 시와 같았다.


감정 표현이 서투른 나.

그래도 계속 써보려 한다.

부족한 내 글이라도 누군가에게 닿아 용기를 줄 수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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