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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픔도 흘러가고

시간은 결국 흘러간다.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삶으로

살고자 했던 시간들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삶을 삼켰던 시간만큼

온 몸으로 그 무게를 버텨다.


감히 그 삶의 무게를 감당한 죄는

내 안에 갇힌


그 휘몰아치는 소용돌이 속에

나를 갉아먹던 또다른 자아를

쉬이 놓아주지 않는다.


그렇게 집요하게 삼키던

삶의 헛된 덩어리들에게

생(生)의 마침종이 울리고


사막이 타오르고 살아가듯

활활 타며 매말라가던 나의 살점들이

고통 속에 죽어가고 살아난다.


거슬러 올라가던 삶들과

마지막 작별을 고하고

차갑고 애린 강물의 흐름 속에 나를 내지며


비로소 뜨거웠던 죽음들을

그렇게 흘려보내고

조용히 강가에 나를 마주다.



오늘로써 방사선 치료 26회째

앞으로 4회 남은 시점에서 시를 써봅니다.


매일 치료일지를 기록하고 싶었지만

방사선이 진행될수록 검색으로만 봤던

부작용들을 직접 겪

타들어가는 피부만큼이나 너무나도 흉측하게

변해버린 제 삶을 봅니다.

피로감이 쌓여가고 방사선을 쐰 부분에

심해져가는 통증에 진통제도 이젠 잘 안듣

자연스레 고통스런 밤들이 찾아와 쉽게

잠들지 못하는 날들이 이어집니다.


괜히 열심히 살아왔다 후회하며 이악물고

눈물을 훔쳐봅니다. 물흐르는대로 살걸....


암도 저의 또다른 삶이고 생명인데

쉽게 사라지진 않는 거 같습니다.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삶의 일부이자

버리고 싶은 삶의 조각입니다.


사람의 재생 능력을 믿에 살들이 타고

매말라가더라도 곧 좋아지겠지라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남은 횟수가 얼마 안남았기에

더이상 망가지는 것도 곧 끝난다라며 스스로를

달래고 버티고 있습니다.


어느 작가님의 CRPS 고통이나 저보다 더 많은

치료를 하시는 작가님에 비하면 저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작가님들의 글처럼 이지 않는 고통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현재 그 고통이 정도의 차이겠지만

겪고 있는 자에겐 누구보다 아픔이고 상처입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삶도 망가지지만

내색하지 않지만 힘들어보이는 가족들의 모습이

지켜보기 더 힘들고 미안합니다.


이런 고통을 겪으면서도 출근할 수 있음에

감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주변에서

걱정들을 하십니다. 좋아지겠지요.

매일 가는 병원길도 줄어들고

오늘처럼 푸른 하늘과 상쾌한 공기가 코끝을

스치듯 그렇게 차츰차츰 희망을 찾아

더이상 내 몸이 내 삶이 사막처럼

타고 매말라가지 않길 기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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