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은 춥지만 적당히 햇살이 내리던 어느 주말 오랜만에 가족들과 설봉공원으로 산책을 나섰다.
산책로 곳곳에 세워진 공감 글귀들을 보며 삶을 돌아보게 된다.
그중 "잘하고 있어"라는 글귀, 그 자리에서 한참을 멈춰 서 있었다.
나는 요즘 아버지도 떠나시고 컨디션도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받는 업무 스트레스와 진급에서 탈락시 몇 년 안에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데 그만두게 되면 가장으로써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무게감 등으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가는 이 길이 맞는 것인가 지금이라도 정지하고 제2의 삶을 준비해야 하나, 왜 지금이 힘든 것인가, 삶 자체가 그냥 힘든 것인가, 내가 문제점이 많은 것인가 라는 생각으로 내 삶의 주도권과 방향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공원에서 "잘하고 있어"라는 짧은 글귀는
이런 내 인생이 제대로 재생되고 있지 않더라도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을 때가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라는 글이있듯 나의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 곳에서 꼭 그렇게 완벽할 필요가 없다고,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반짝이는 인생의 장면이 있다고 응원을 해주는 것 같았다.
사무실 창문 턱에 주인 없이 남 모르게 놓여 있어 아무 관심도 못 받고 저승 시그널을 뿜어내며 조용히 말라가고 있던 선인장 하나가 꽃을 피웠다.
어느 날 갖다 버려야겠다 마음먹고 있다가 물이나 한번 줘 보자 해서 준 게 저 친구에게 생명을 준 것 인지 작은 꽃을 피웠다.
마음을 바꿔보기로 했다. 말라가고 방향성을 잃어 정처 없이 표류할 것 같은 내 인생이 제대로 내 의지대로 재생되지 않더라도
삶이 눈을 뜨고 보면 내 스스로가 현재의 선물이라는 것,
아무도 위로가 되지 않고 불안하더라도
내가 나를 포옹하며 양손으로 토닥토닥 어깨를 두들겨 아픈 기억과 상처, 걱정거리 고민을 적어 땅속에 고이 묻어버리고나아가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