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이 제대로 재생되지 않더라도

오래도록 반짝이는 인생의 장면이 있다

날은 춥지만 적당히 햇살이 내리던 어느 말 오랜만에 가족들과 설봉공원으로 산책을 나섰다.

산책로 곳곳에 세워진 공감 글귀들을 보며 삶을 돌아보게 된다.

그중 "잘하고 있어"라는 글귀, 그 자리에서 한참을 멈춰 서 있었다.


나는 요즘 아버지도 떠나시고 컨디션도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받는 업무 스트레스와 진급에서 탈락시 몇 년 안에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데 그만두게 되면 가장으로써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무게감 등으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가는 이 길이 맞는 것인가 지금이라도 정지하고 제2의 삶을 준비해야 하나, 왜 지금이 힘든 것인가, 삶 자체가 그냥 힘든 것인가, 내가 문제점이 많은 것인가 라는 생각으로 내 삶의 주도권과 방향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공원에서 "잘하고 있어"라는 짧은 글귀는

이런 내 인생이 제대로 재생되고 있지 않더라도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을 때가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라는 글이 있듯 나의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 곳에서 꼭 그렇게 완벽할 필요가 없다고,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반짝이는 인생의 장면이 있다고 응원을 해주는 것 같았다.


사무실 창문 턱에 주인 없이 남 모르게 놓여 있어 아무 관심도 못 받고 저승 시그널을 뿜어내며 조용히 말라가고 있던 선인장 하나가 꽃을 피웠다.

어느 날 갖다 버려야겠다 마음먹고 있다가 물이나 한번 줘 보자 해서 준 게 저 친구에게 생명을 준 것 인지 작은 꽃을 피웠다.


마음을 바꿔 보기로 했다. 말라가고 방향성을 잃어 정처 없이 표류할 것 같은 내 인생이 제대로 내 의지대로 재생되지 않더라도

삶이 눈을 뜨고 보면 내 스스로가 현재의 선물이라는 것,

아무도 위로가 되지 않고 불안하더라도

내가 나를 포옹하며 양손으로 토닥토닥 어깨를 두들겨 아픈 기억과 상처, 걱정거리 고민을 적어 땅속에 고이 묻어버리고 나아가겠다고.


어차피 길은 여러 갈래니까

선택에 따라 조금 돌아가고 늦을 뿐

내 길이 잘못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별은 빛나고 있는 게 아니라 타고 있는 것이다'라는 글에서 처럼

이미 나의 별은 멋지게 활활 타고 있으니까 절대 재생되지 않고 멈춰 있는 삶이 아니니까

이대로의 삶이

어쩌면 하루하루가 먼 훗날 돌아보면

오래도록 반짝이는 내 삶의 장면들이 아닐까.


오늘도 응원한다.

삶이 버거워 방향을 잃어 주저하는 나와 같은 모든 분들이 힘을 내시길.

삶 자체로 충분히 멋진 장면들을 녹화하고 재생해 나가고 있으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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