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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이강담ㅡ강하고 담대한 자Ebenezer
Sep 28. 2024
너의 그림자
뿔 또한 너
누군가의 길 한가운데,
밤늦은
심해의 시간을
가로막는 자여.
차가운 조명 아래
자신을 마주하며
잠시 멈춰 섰구나.
삐죽 솟은 뿔 또한 너를 닮아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바삐 지나던 너도
한없이
너를 보며
어여삐 여기는데
나는 이젠 아름다울 수가 없구나.
지금
아름다워질 수 없구나.
심해 저곳 어딘가 떨어진 내 어둠을
주워다 주면 아름다워질 수 있을까
.
어둠을 품으면 나아질 수 있을까.
나아갈 수 있을까.
못났지만
아름다운 나와 마주할 수 있을까.
공원 불빛 아래 서서 길을 막는 자
답답한 마음에 공원을 걷다가
이름 모를 생명체가 제 길을 막아섰습니다.
바삐 가던 거 같은데 잠시 멈춰 서선
불빛 아래 마치 자신의 그림자를 바라보는 듯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뿔 달린 자신의 모습을 마치 아름답다
감탄하며
바라보듯이 말이죠.
어느새 5일 차 방사선치료가 지났습니다.
치료 일수 앞자리도 바뀌었고
치료실 앞엔 모자를 지그시 눌러쓴
많은 환우들도 봅니다.
각자의 이유로 방사선실 앞에 앉아있는 분들을
하나하나 뵈니,
지금까지 치열했던 제 삶을 보는 거 같아서
가슴속 깊은 곳에서 용암이 올라오듯
뜨거운 무언가가 솟아오릅니다.
어두움. 막막함. 두려움.....
열심히 살았던 죄뿐인데
비참한 삶으로 이렇게 내 인생의 연출은
막을
내리는 것인 지,
농담으로 지인들에게
"전역 후 얼마 안 가 제 부고장 날릴 일 없도록
건강해질게." 헛소리만 던집니다.
아니
굳건한
다짐을 던집니다.
"괜찮아요. 좋아지겠죠. 감사합니다."
안부 묻는 이들에게 답하지만
사실은 아닙니다.
두렵고 또 막막하고 어둠입니다.
다만 어둠에 먹히지 않기 위해
처절한 몸무림을 치는 것뿐이죠.
몸에 그어진 선들과
여기저기 수술 자국들보다 더 힘든 건
마음 챙김인 거 같습니다.
환자들이 겪은 우울증이 제게도 여러 번
왔을 텐데 그런 걸 자각하고 챙길 삶이
아니었습니다.
무시하고 지나쳤던 것들이 몇 차례 사고의
트라우마와 암들로 점점 암세포처럼
커졌던 제 마음이었습니다.
혹시 일 년 안에 또 생긴 것처럼
내 몸 어딘가에 자라고 있을지도 모를
암에 대한 두려움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제대로
마주 해야죠.
이번에도 잘 이겨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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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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