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 속 등대는 어느새 나를 찾아내고 만다
어스름한 저녁 무렵
귀뚜라미 소리 하나둘씩 퍼져간다
오늘 저녁은 유난히 달이 밝구나
달은 무심하리만치 밝아
내 마음속 깊은 곳을 비춘다
심해 속 빛나는 등대는
아랑곳하지 않고 나를 쳐다볼 뿐이다
소쩍새와 귀뚜라미는
번갈아가며 목청을 돋운다
고조되며 나를 비추는 스포트라이트
하지만 도망칠 곳은 없어
마음 한 켠 내어드릴 뿐입니다
원망도 잠시 달빛은 어느새
스며들고 있습니다
Copyright 2023. 제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