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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일 Oct 23. 2022

겨울

스친 바람에 찬 내음이 선뜻하니
겨울,

계절마다의 향취가 있다던
그의 말은 이제 진리 같았다

겨울,
나는 괜히 입안으로 읊어본다

선뜻하게 울리다
힘 없이 늘어지는 음운이 입김처럼 라앉는다

겨울,
머잖아 일 년의 내가 저물겠다

그것은 그에게도
죽은 이에게도, 또한 같겠지

계절의 사풍엔 노스탤지어

기울어진 바람이
목동처럼 높은 구름을 이고 간다

나는 휩쓸리는 마른 이파리마다에
이름을 적어 보낸다

그 모두가
한 아이들의 뜀걸음에 바스러진다

쓸쓸함을 모르는 아이들의 웃음이
쓸쓸함을 아는 이들에게는 아쉽고 아리리

금세 비어버린 거리를 걷는다
걸었던, 걸은 적 없던 길의 촉감이 슬프도록 낯설다

삶은, 추억은 불연속적이고 단절된 것,
다가올 설국에 그 모두를 묻어두고 가야 하겠지

겨울을 채비하는 것은 늘 고되기만 하다
이 또한 그의 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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