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 이야기 49
상처의 강
한때는 유배의 땅이었다가
이제는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다 하여
쌍발기 타고 찾아간 섬
콘다오 섬(Con Dao)
대양을 앞에 두고 빛나는 백사장
금빛 모래에 와서 머리를 묻는 파도여
고단한 날개를 접고 쉬고 있는 물새여
너희는 어느 강가에서 붙들려 왔느냐
니네는 어느 들녘에서 붙잡혀 왔더냐
수백 년이 넘도록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곳까지 끌려와 가둬져 있다가
주검도 없이 사라져 갔다더냐
흐르고 흐르다 보면
다시 흘러 내 고향, 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랴
그래서 매번 건배사를 할 때면
'디 까마우 Đi Cà Mau'라고 하였구나
원샷을 하자는 것으로만 알았는데
살아서 돌아가자고 하였던 거구나
머언 내륙으로부터 기별 같이 찾아온
시방 이 세월을
다들 어디에서 환호하고 있느냐
모두 고향집으로 되돌아나 갔다더냐
'디 까마우'
오늘은 누구에게 잔을 권하여
부디 몸조심하였다가 살아서 돌아가라고
술 한 잔을 따라 올리는 것이냐.
*'디 까마우 Đi Cà Mau : '디'는 베트남어로 '가다'는 뜻이며 '까마우'는
베트남의 최남단에 있는 지명으로 이 섬의 건너편에 있다.
주로 술을 마실 때 '바닥까지 마시자' 라고 하면서 '원쌋'을 제안할 때 쓰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