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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살이하면 집에서 요리해 먹어?

by 케이
일본 드라마 <언내츄럴>의 한 장면

여러 나라가 그렇듯, 일본은 음식이 맛있기로 유명하다. 초밥, 카이센동(해산물이 올라간 덮밥), 오니기리(삼각김밥 모양의 주먹밥)부터 야끼니쿠(구워 먹는 소고기류), 야키토리(닭고기 꼬치), 오꼬노미야끼, 수프카레... 유명한 음식들이 많다. 일본에 음식 때문에 여행 간다고 하는 지인들도 많으니 말이다. 나도 일본에 살기 전까지는 당연히 일본 가게에 가서 주문해서 먹기만 했다. 하지만 살게 되면서부터는 매일 여행처럼 외식을 할 수는 없으니 어떻게 맛있는 음식을 해먹을지 고민이 필요했다.


일단, 식재료가 한국보다 많이 비싸냐고 묻는 분들도 있는데 체감하기로는 그렇게까지 다르지는 않다. 오히려 일본에는 할인하는 재료도 많고(유통기한이 가까워진 고기류, 과일, 야채 등) 작은 묶음으로 파는 경우가 많아서 버리지 않게 되어서 오히려 저렴한 편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주로 아침으로는 호밀빵에 땅콩버터를 발라먹거나, 샐러드를 해 먹고 점심, 저녁으로는 밥과 국류를 해 먹는다. 요리를 잘하는 편이라고 스스로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그만큼 가리지 않고 먹기 때문에 혼자 해 먹어도 불만 없이 대충 해 먹는 게 가능한 것 같다.


일본 영화 <카모메 식당>의 한 장면

일본에서 한국 음식이 먹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하냐는 질문도 많은데, 보통은 한인 거리인 신오쿠보(新大久保)에 가서 사 먹는다. 집에서 해 먹으려고 할 때, 개인적인 취향이긴 하지만 일본 마트에서는 청양고추처럼 매운 고추를 팔지 않아서 칼칼한 게 당길 때는 조미료 많이 들어간 한국음식 식당을 찾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신오쿠보 쪽에 한인마트로 유명한 '장터'라는 가게에 가면, 된장, 고추장부터 한국산 수많은 요리 재료들을 팔고 있기 때문에 그쪽에서 사 와도 되긴 한다. 실제로 우리 집에도 장터에서 사 온 고추장, 된장, 김, 액젓, 참기름, 들기름 등이 있다. 물론 일본 마트에서도 미소 된장이나 고추장(중국요리용), 김을 팔기는 하지만 조금씩 맛이 다르기 때문에 왠지 한국산을 더 찾게 되는 것도 있다.


한국의 자취생들도 그렇듯, 요리할 때는 여러 레시피를 유튜브에서 참고한다. 먹고 싶은 요리의 이름을 유튜브에 치면 수많은 레시피가 나와서 어렵지 않게 따라 해 먹을 수 있다. 얼마 전에는 제육볶음을 해 먹었는데, 파는 돼지고기의 부위들이 일본이랑 한국이 조금씩 달라서 아주 똑같은 맛은 아니겠지만 대충 만족스럽게 해먹기도 했다.


일본 음식을 해 먹냐고 묻는 지인들도 있다. 아주 가끔씩은 해 먹는다. 그래도 일식 자체는 고급 식당이나 인기 식당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합리적인 가격(1천엔 이하)으로 먹을 수 있어서 밖에서 사 먹는 편이 많은 것 같긴 하다. 오꼬노미야끼나 튀김 가락국수, 라멘을 집에서 해 먹기는 어려우니까 말이다(정확히는 집에서 하면 가성비가 좋은 것 같지 않다). 집에서 해 먹는 일식은 나베종류가 많았다. 일본 마트에는 한국보다 나베용 국물 종류가 많고 다양한 야채나 고기들을 팔아서 나베를 해 먹기에 편하다.


참고로, 김치는 그러면 어디서 사 먹을 수 있는지 궁금할 수도 있는데 놀랍게도 일본 마트에서도 김치를 많이 판다. 그것도 작은 코너가 아니라, 큰 코너에서 말이다. 하지만 한국 김치보다 달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리고 아마도 한국보다 조금 더 비싸겠지 싶다. 그래도 다행히 내가 김치에 있어 크게 까다롭지는 않은 편이어서, 외국에서도 김치를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그냥 감사하며 먹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일본 살면서 음식에 있어서 크게 힘든 점이나 까다로운 점은 아직 느끼지 못하고 있다. 다만, 칼칼하고 뜨끈한 국물이나 한국 특유의 시원한 맛들은 확실히 그립긴 하다. 한국으로 잠깐씩 들어갈 때도 반가운 것 중에 하나가 그런 음식들이니 말이다.


도쿄 회사원의 일상 @ kei___pr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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