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롱언니 Feb 06. 2024

10. 재롱과 함께하니 비로소 보이는 것들 (1)

유기동물은 언제나 있었다. 옛날에도, 지금도.

예전에는 길거리에 강아지가 지나다녀도 길을 잃은 강아지인가 .. 하고 넘길 뿐이었다. 그런데 재롱과 함께하고 나서는 동물을, 더 나아가서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다.


예전의 나를 포함한 지금까지의 많은 사람들은 함께 사는 동물을 ‘반려’동물이라기보단, ‘애완’동물로 많이 대한다.

’사랑 애‘자에 ‘희롱할 완’자를 사용한 단어가 ‘애완’이다. 본래 ‘애완’이라는 말은 아끼는 ‘것’, ‘물건’으로 사용된다. 최근 와서 검색해보니 [아끼는 ‘동물’이나 물품을 ~]이라고 추가되었지만 말이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동물을 쉽게 사고, 쉽게 버린다. 본인이 필요할 때는 예쁘다, 귀엽다 하면서 아프고 나약해지면 버린다. 그간 얼마의 시간을 함께 했냐는 중요하지 않다. 인테리어가 실증나면 바꾸는 것처럼, 가전제품이 고장나면 버리고 새로 사는 것처럼 말이다.


지금도 동물은 ‘반려’동물, ‘가족’이라고 지칭하면 미쳤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개인의 생각에 따라 가족의 범위는 한없이 넓어질 수도, 인간으로 한정될 수도 있다. 다만 나는 후자의 사람이라면 평생 반려동물을 들이지 않았으면 싶다.


인간의 나약함과 책임지지 못할 선택으로 희생된 많은 동물들은 지금도 곳곳에 있다.

흔히들 많이 알고 있는 큰 유기견 보호센터부터, 개인이 하는 작은 곳들까지. 그런 동물들에게 도움의 손길과 사랑의 마음들을 건네주는 사람들도 많다.


나는 늘 그런 사람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느낌이 생경하게 든다. 모두가 공평히 해야할 일을 어떤 이는 무지해서, 어떤 이는 관심이 없어서, 어떤 이에게는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서 그 몇 배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작가의 이전글 9. 버킷리스트, 가족사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