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견실에서(내가 아직 용서를 안했는데 누가 용서를 해!
교도관 생홯 속 이야기
접견실에서 수용자와 가족, 지인들과의 접견 장면을 모니터링 하던 어느 날 소년수용자 한명이 아버지에게 공장과 거실생활이 힘들다고 하며 괴롭히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소연 했다. 이런 경우 가족들 대부분은 민원실에서 항의하기도 하고 괴롭히는 사람을 조사해서 처벌해 달라고 한다.
그런데 이 아버지는 특이했다. 아들한테 큰소리로 “네가 잘못해서 교도소 들어갔으니까 때리면 맞고 혼내면 혼나고 고생 좀 하다 나와! 죄짓고 들어간 놈이 뭘 잘했다고 고자질이야 찍 소리 하지 말고 시키는 대로 따라서 하고 맞춰서 살아 고생 좀 하다 나와야지 다시는 교도소 안 들어오지”라고 말하고 나가버리는 것이었다. 아버지로서 엄청 속상했지만 아들 교육 차원에서 냉정하게 그랬으리라 생각됐다. 직원들 모두 의아해하며 이구동성으로 훌륭한 아버지라고 말했다. 그 소년수용자에게 아버지가 너 교도소생활 빨리 적응하라고 일부러 그렇게 말씀하신거야 라고 말하며 공장과 사동에 소년수용자가 말한 내용을 전달해 주었다.
접견실 안에서는 수용자들을 통제하지만 밖에서는 민원인들을 안내하고 통제한다. 접견실 밖에서 민원인을 안내하던 어느 날 갑자기 접견장 안에서 아주머니가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 달려가 보니 “왜 그랬어? 왜 그랬어? 이놈아! 너한테 그렇게 잘해 주었는데 왜 죽였냐고 이놈아!” 접견시간 내내 큰소리로 울부짖으며 같은 내용의 말을 반복하고 있고 그 말을 듣는 수용자는 아무 말 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관계를 확인해보니 지인이라고 되어 있는데 알고 보니 피해자 어머니였다. 가해자와 피해자는 친한 친구였는데 사업상 친구한테 빌린 돈을 감당하지 못하고 죽인 것이었다.
순간 이청준님의 소설 “벌레이야기”를 영화로 제작한 “밀양”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아들 유괴 살해범에 대한 증오와 원망으로 인해 괴로운 삶을 살아가던 엄마(전도연)가 교회를 다니면서 마음의 안식을 얻고 신앙의 힘으로 힘겹게 아들 살해범을 용서하기 위해 교도소를 방문한다.
그러나 전도연이 용서를 하기 전에 가해자가 피해자인 엄마(전도연)에게 "나는 하느님에게 용서를 받았다. 당신도 하느님이 용서를 할 것이다."라는 말을 하자 엄마(전도연)이 “내가 아직 용서를 안했는데 누가 용서를 해!” 라고 소리치며 절규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벌레 이야기”는 “이윤상 유괴 살해 사건”의 범인이 구치소에서 개신교에 귀의, 세례를 받았으며 장기 기증을 하고, 사형 집행 당일에는 평온한 몸가짐으로 형 집행 전 “나는 하나님의 품에 안겨 평화로운 마음으로 떠나가며, 그 자비가 희생자와 가족에게도 베풀어지기를 빌겠다.”고 했다는 말에 이청준님이 충격을 받아 쓴 소설이라고 한다. 하나님이 과연 그를 정말로 용서했을까? 라는 의문을 가지고 소설을 썼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범죄피해자나 그 가족들에게 얼마나 많은 아픔을 주고 있나?
한번쯤 진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