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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버스앤러버스 Dec 20. 2021

All I want for Christmas is Me

에디터 일영

  연말이 다가오면 어김없이 크리스마스가 몇 주 남지 않아 얼마나 설레는지에 대한 감상을 친구들과 나누곤 한다. 각자 이런저런 계획을 공유하고 “이번에도 솔로로 보낸다.", “우리 연말에 만나야지!” 같은 시시콜콜한 말들을 한바탕 내지르고 나면 분위기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다. 잡지 소재를 준비하며 트집을 잡게 된 탓도 있지만, 올해도 자연스럽게 오간 이 대화에서 두 가지 의문이 들었다. 


사람들은 크리스마스를 대체 왜 좋아할까? 
왜 ‘커플 = 행복한 크리스마스’는 공식이 되었을까? 


  그래서 나와 가까운 사람 중 애인 없이 보내는 크리스마스를 나름대로 즐기는 사람들을 찾아 이에 관해 물어보았다. 크리스마스를 좋아한다면 무슨 이유로 좋아하는지, 혼자 보내는 크리스마스는 어떤 매력이 있는지 말이다. 좋아하는 것을 왜 좋아하는지 정확하게 정의해보는 시간은 매우 귀하다. 인터뷰어로서 나에게는 나와 다른 배경에서 살아 온 사람의 정제된 생각을 들어볼 수 있어 귀하고, 인터뷰이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 취향과 이유가 연결되는 감각을 느껴볼 수 있어 귀하다. 읽는 사람은 그보다 한 발짝 멀리서 ‘나는 어떻지?’라는 딴생각을 하며 편하게 생각을 확장해볼 수 있어 좋다. 짧고 가벼운 인터뷰이지만 잠깐이라도 그런 경험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의 인터뷰이


sun 필자의 사촌언니 같은 (구)직장동료

Hannah 열정에 죽고 열정에 사는 언니

료닝 12년 지기 매우 현실적인 친구





인터뷰를 열며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몽글몽글해지는 그 날, 크리스마스가 돌아오고 있네요. 저도 가장 좋아하는 날이라서 그런지 벌써 너무 기다려져요. 그런데 크리스마스는 커플로 보내야 한다는 출처 없는 강박감이 모두의 마음 한 켠에 있는 것 같아요. 솔로로 보내는 크리스마스는 외롭고 쓸쓸하게 그려지기도 하고요. 그래서 통념과는 다르게 커플이 아니어도 자신만의 크리스마스를 만들어나가는 분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어졌어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크리스마스는 어떤지, 어떻게 12월 24일과 25일을 시작하고 마무리하시는지에 대해서도요. 



Q1. 크리스마스를 좋아하시는 편인가요? 좋아하신다면 크리스마스의 어떤 부분을 좋아하시나요? 사실 외국에서 유래된 날이고, 종교적인 배경도 있는 날이라서 본인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경우도 많잖아요. 저의 경우 눈이나 크리스마스 트리, 약간 죽은 빨간색과 초록색의 조합 같은 상징을 좋아하는 것 같거든요. 


sun 20대 후반이 될수록 마냥 좋은 것 같진 않아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 평소처럼 문화생활을 즐기기에는 장소가 제한적이잖아요. 그래도 여전히 그 분위기는 너무 좋아요. 사람들이 다 설레하고 사랑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는 날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Hannah  되게 되게 좋아하는 편이에요. 제일 좋아하는 명절..? holiday..? 입니다. 따뜻하고 행복한 기운이 가득한 것 같아요. 어릴 때 성당을 다녔는데 다 같이 ‘기쁘다 구주 오셨네’ 성가도 부르고 맛있는 거 먹고... 이런 기억들이 남아있어요. 그래서 크리스마스에는 축복할 일이 있다는 게 각인이 되어 있어요.

어렸을 때 외국살이를 했는데, 캐나다에서 홈스테이하면서 현지인 가족과 함께 살았어요. 그분들이 진짜 큰 소나무를 가져오셔서 장식하는, 한국인으로서는 많이 해 볼 수 없는 경험을 해 봤어요. 트리 밑에 선물까지 쌓여있었던 경험이 너무 강렬했어요. 빨강, 주황빛의 빛나는 가루들과 맛있는 음식 냄새가 제 기억 속에 합쳐져 있는 것 같아요. 흔히 해리포터에서 볼 법한 장면을 직접 본 기억 때문에 크리스마스가 하나의 계절처럼 느껴져요.


료닝 좋아해요. 빼빼로데이나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는 누군가에게 뭔가를 줘야 하는 날이잖아요.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있든 누구와 있든 같이 있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것 같아서 좋아요. 굳이 뭔가를 주고받지 않아도 그날에 눈만 내려도, 길가에 불빛만 비춰도, 크리스마스라서 다 이뻐 보이는 게 있죠.



Q2. 크리스마스 하면 떠오르는 단어 다섯 가지만 말해주세요! 트리, 산타, 캐럴은 제외입니다. 딱 떨어지는 단어가 아니더라도, 앞에 수식어를 붙여주셔도 상관없어요. 


sun 호텔 영화 연극 아이스링크장 머라이어캐리

Hannah 방울 에그노그 차가운바람 인파 쿠키 (일영: 오 대박 저는 차가운 공기 생각했어요!)

료닝 촛불 케이크 싱숭생숭 썸 눈냄새 (일영: 눈 냄새가 있어요?)

일영 해리포터 와인 재즈 차가운공기 초코케이크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법 


Q3. 크리스마스에 대한 단상을 살짝 여쭤봤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내시는지 좀 더 탐구해볼게요. 

작년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내셨는지 궁금해요. 기억나시는 대로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저는 본가에 가서 가족들과 작게 보냈어요. 크리스마스 시즌으로 나온 케이크도 먹고 산타클로스가 있는 테이블보도 괜히 깔아보고요. 그거 외엔 특별히 기억나는 게 없네요.


sun 남자친구랑 집에서 보냈어요. 나베도 만들어 먹고 그냥 영화 보고 도란도란하게? 아, 해리포터 봤던 거 같아요!


Hannah 제가 생각하기에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제일 잘 연출되는 건 해리포터예요. 시즌 1에서는 특히 애들이라 귀엽고, 선물도 열고, 우리 해리는 엄마 아빠가 없는데 누가 선물도 갖다주고 친구가 생기고 너무 따뜻하고.. 그 크리스마스 신을 보기 위해 나머지 몇십 분을 봅니다. 아, 케이크도 사 먹었어요. 투썸플레이스에 엄청 찐한 초콜릿 케이크가 나왔었거든요. 저녁에 갑자기 사 와서 엄마랑 먹었어요. 


료닝 남자친구가 있었어요. 남자친구가 군대에 있어서 크리스마스를 가족들하고 보냈어야 했는데 남자친구가 아이스크림 케이크, 꽃이랑 목걸이를 집으로 보냈더라고요. 그래서 가족들한테 자랑도 하고 맛있게 먹고 동생이랑 집에서 다이소에서 물건 사서 사진 찍고 소소하게 보냈어요. 



Q4. 크리스마스에 이건 꼭 해야 한다는 리추얼이 있으신가요? 제 친구 같은 경우에는 자기한테 고가의 특별한 선물을 하나씩 주는데, 굉장히 좋아 보였어요. 저는 그것보다 조금 더 소소해요. 따뜻한 밀크티 한 잔을 꼭 마시는 편이에요. 왠지 크리스마스 맛이 나는 것 같거든요. 이런 것처럼 작은 것이라도 지키려고 하는 게 있으신지 궁금해요.


sun 인스타에 크리스마스 즐기는 거 티 내기. 제가 크리스마스를 즐기고 있다는 걸 인스타에는 꼭 티 내야 돼요. 어떻게 보면 커플로 보내야 한다는 강박보다 이게 더 강한 것 같아요. 얼마나 다른 사람들처럼 즐기고 있느냐에 대한 강박? 제가 남 시선을 의식하는 탓도 있는 것 같고요. 크리스마스는 1년에 딱 한 번밖에 없고, 전세계 사람들이 다 즐기는 날이라서 더 즐겨야 한다는 강박감이 생기는 거 아닐까요?


Hannah 사실 리추얼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게 생긴 지 오래되지 않았는데, 재작년부터 밤에 해리포터를 봤어요. 12시에 해리가 “Happy Christmas, Ron!” 말하는 걸 맞추느라. 그리고 어렸을 때 캐나다에서 선물 가득한 크리스마스 보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 후로 나에게 선물이 되는 걸 많이 했어요. 작년에는 혼자서 데이트를 했어요. 어디선가 재개봉한 ‘캐롤' 을 보고, 집 와서는 해리포터를 보고... 그 와중에 일도 잠깐 했어요. 


료닝 밖에 꼭 나가야 하는 것 같아요. 평상시에 나가는 거랑 크리스마스에 나가는 건 정말 분위기가 달라요. 같은 사람들이 동네에 걸어 다녀도 풍기는 분위기가 다르고 정겨워요. 가족들끼리 많이 나와 있어서 그런가? 집에서 보내도 괜찮긴 한데 나가 있어야 크리스마스가 피부로 와닿는 것 같아요. 



Q5. 반대로 크리스마스에 안 하는 것이나 안 가는 곳이 있다면요? 저는 좀 웃기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는 것처럼 너무 한국스러운 건 안 하는 것 같아요. 식사도 파스타를 먹고, 와인을 따르고, 케이크를 먹는 것 같네요. 


sun 크리스마스 날만 비싸지는 건 안 해요. 호텔 값, 푯값처럼 크리스마스 때만 성수기인 게 너무 상술이라 바가지 쓰기 싫어서 안 하죠.


Hannah 일부러 안 가는 곳은 없는 거 같아요. 크리스마스는 이래야 한다는 정석을 가지고 살진 않아요. 매해의 내가 다르잖아요. 그때의 내 상태, 내가 겪은 것, 내 취향이 매번 다르니까 그해에 나한테 가장 해주고 싶었던 선물을 해 주는 날로 생각해요. 한 번은 ‘크리스마스 때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야지’ 하면서 연탄 봉사를 갔어요. 구룡마을 가서 연탄을 막 나르고 왔고... 그때그때 내키는 걸 하는데 대부분 다 혼자 하는 게 많아요.


료닝 실내는 잘 안 가요. 실내에 들어가면 다 똑같아서요. 크리스마스엔 밖에 있어야 합니다. 꼭 길을 걸어야 해요. 그래서 카페나 음식점은 잘 안 가게 되고, 동네 이쁜 거리나 공원을 가는 편이에요.



Q6. 올해 크리스마스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sun 일단 솔로기 때문에 친구한테 제안했어요. 서로 크리스마스 전에 한 명이 남자친구가 생기면 서로 소개팅해 주기. 만약 둘 다 없으면 만나서 재밌게 솔로들끼리 크리스마스 즐기자고 약속했어요. 디테일한 계획은 아직 안 잡았지만, 술은 필수예요. 크리스마스에 술이 빠지면 섭섭하죠. 참, 크리스마스가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와인이 가장 먹고 싶은 날? 


Hannah 아마 또 제주도에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영: 성수기라 비싸지 않나요?) 몰라..그때 봐야 알지.. 그때 내키는 걸 하는 게 리추얼이라고 해도 말이 되는 걸까요? 음..일단 해리포터는 또 볼 것 같고요. 남이랑 같이 보면 귀찮아서 혼자 볼 것 같고 (웃음) 이번 해에는 최근에 부모님을 자주 못 뵈어서 부모님이랑 시간을 보내는 선택을 할 수도 있겠어요. 나이가 들면서 내가 소홀했던 부분이나 내가 챙기고 싶었던 부분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료닝 남자친구가 있으면 남자친구랑 보냈겠지만 없어서… 아마 일을 하지 않을까 싶어요. 일하고 밤에 친구들하고 조그만 트리 사 가지고 집에서 술 한 잔 하지 않을까..?



연인 없는 크리스마스? 


Q7. 어떻게 보면 혼자 보내는 크리스마스 대표로 이 자리에 와주신 거잖아요. 언젠가 혼자 보지 않은 크리스마스가 있었다면 그것과 비교해 혼자 보내는 크리스마스만의 매력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sun 음.. 우선 친구들과의 우정을 새삼 느낄 수 있고 모종의 동지애가 생긴다. 그다음으로는 ‘세상은 살맛 나는구나’ 인 것 같아요. 특히 직장인들은 올 한 해 계속 힘든 일도 많았고 그런 우여곡절을 느꼈다가도 연말에는 축제 분위기잖아요. 사회생활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올 한 해 그래도 살만했다 이런 생각?


Hannah 혼자 보내지 않는 크리스마스에 대한 상상을 많이 해 봤죠. 제가 사람을 좋아하는 편이고 시끌벅적한 곳도 좋아해서 그걸 연인이랑 같이 로맨틱하게 보내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은 했어요. 연인이랑 보내는 크리스마스의 메리트는 우선 정말 신날 것 같아요. 반대로 혼자 보낼 때 더 좋은 점은 제가 되게 즉흥적인 사람이라서 갑자기 그날따라 연탄봉사를 가고 싶을 수도 있고, 영화를 보러 가고 싶을 수도 있잖아요. 저는 저를 잘 모른단 말이에요.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나를 위한 선물로 이 날을 하루 비워두는 것에 큰 매력을 느끼기 때문에 “난 혼자 있는 게 즐거워"라는 statement를 하기 좋은 날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 누군가와 정해 놓은 “이런 거 하러 가자~” 에 얽매이기 싫은 것 같아요. 연인이었을 때 크리스마스가 왔었는데 그때도 이브 날만 만나고 혼자 보냈어요. 혼자 <스윙키즈> 영화를 보러 갔는데 이브 날보다 재밌더라고요.


료닝 어른이 됐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혼자만 있어도 채워지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지 않을까. 여러 사람이 없어도 이제는 그 분위기에 적응이 되는 거니까요.



Q8. 크리스마스에는 애인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시다면? 


sun 연애는 결혼 아니면 다 이별입니다. 인생은 혼자라는 걸 잊지 마세요. 


Hannah 없어도 괜찮아요~ 왜 크리스마스에 애인이 있어야 하죠? 되묻고 싶네요. 왜죠? 그건 미디어의 폐해입니다. 여러분. 솔크라고 의기소침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료닝 그러면 애인의 날을 따로 만들지 왜 크리스마스가 있을까요..산타의 날이라도 봐도 무방한데 그건 너무 고정관념이지. 




인터뷰를 마치며


Q9. 크리스마스를 한 문장으로 정의하자면? 


sun 와인이다. 와인이 없으면 크리스마스가 아니다. 


Hannah 흠..흠..나에게 크리스마스란! 가짜 연말? 크리스마스를 연말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사실 마지막 날이 아니잖아요. 12월 31일이 있는데 그 사이에 버프가 있는 느낌? 25일이 저는 항상 마지막 날로 느껴지거든요. 크리스마스 때 그 모든 감사함과 행복감과 나를 향한 위로와 선물을 해 줄 수 있는 시간 같아서 진짜 마지막 날은 아니지만 마무리처럼 느껴져요. 그 이후의 날들을 1월 1일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쓰기 때문에 친구들이랑 만나서 술 마실 때가 더 ‘시작된다’는 느낌이 강한 것 같아요.


료닝 내 생일 같은 느낌. 내가 태어난 날처럼 신나고 설렌다고 해야 하나? 별 날도 아닌데 사람들하고 메리 크리스마스 주고받는 것조차도 사소한 한마디인데 기분 좋잖아요. 내 생일도 아닌데 축하받는 것 같고 어디서 선물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날? 




  항상 크리스마스에만 느낄 수 있는 미묘한 감정의 출처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인터뷰를 하며 내린 결론은, 크리스마스가 연말 부근에 있지 않았다면 우리에게 이토록 큰 의미를 주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연말이 새해를 준비하는 시간이라면 크리스마스는 연말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각자 크리스마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조금씩 다르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이기에 생각이 많아지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 행복해지고, 그동안 놓쳤던 것들을 떠올리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25일이라는 날짜는 사실 별거 아닐지도 모른다.


  끝과 시작이 가져다주는 감정은 복잡하다. 한 해를 정리하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감사한 일, 바꾸고 싶은 점, 주변 사람들을 하나씩 떠올리다 보면 쉴 틈도 없이 새로운 시작이 다가온다. 그래서 우리에게 연말은 조금은 불안하고, 붕 떠 있고, 그러면서도 설레는 시간이다. 인생이 지루해 보이지만 그 속에 똑같은 날은 단 하루도 없듯이, 내년도 올해와 크게 다를 바가 없으면서도 동시에 엄청나게 다른 한 해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것들은 지나고 나면 더 선명하게 보이는 법이다. 지금까지 잘 살아 왔듯이, 다가올 내년도 모두에게 사랑 가득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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