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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버스앤러버스 Dec 20. 2021

유니버스에 미친 사람들

에디터 먼지

  이번 하반기 개인적으로 최고로 꼽는 영화는 <듄>이다. <듄>은 SF 장르의 영화로, 80년대 소설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인데 방대하고 독특한 세계관이 특징이다. 


  난 꽤나 각종 유니버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해리포터부터 시작해서, 반지의 제왕, 트와일라잇, 헝거게임, 마블 등등 얕고 깊게 여러 작품을 덕질해왔다. 하지만 최근 현생에 지쳐 잠시 유니버스에 대한 사랑이 식었다고 확신하던 시기였다. 그래서 <듄>도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보러 갔더랬다. 


티모시 샬라메. 참 잘생겼다.


  그런데 그만, 영화관에서 심장이 뛰기 시작한 것이다. 듄… 듄… 마음속에서 뭔가가 아주 웅장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듄>의 엄청난 세계관이, 잠들어있던 유니버스 덕후의 코털을 건드렸다. 

  여장부로 태어나서… 코털을 한번 휘날렸으면… 무라도 썰어야 하는 법. 유니버스에 환장하는 내 마음을 공감받고, 각종 유니버스에 미친 사람들과 유니버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리고 읽는 분들께도 유니버스 덕질의 매력을 널리 전파하고 싶었달까… 이번 인터뷰에서는 해리포터의 Wizarding World, 반지의 제왕의 Middle Earth, 마블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스타 트랙의 스타 트랙 유니버스까지. 총 4 종류의 유니버스 덕후들을 만나보았다. (안타깝게도 섭외능력의 한계로 듄 덕후는 모시지 못했다.) 그럼 함께 유니버스의 매력에 빠져보자.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스타트렉> 시리즈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그중에서도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어벤저스 엔드게임>,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에 대한 강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다. 주의 바람!


좌: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20주년 재개봉 포스터, 우: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 포스터
좌: <어벤져스: 엔드게임> 포스터, 우: <스타트렉: 디스커버리> 포스터



당신의 세계관을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유니버스 덕후님들. 저의 재량으로 여러분들을 각 유니버스의 대표로 모셨습니다. 각자 자기소개를 해주시고, 각자 빠져있는 유니버스를 간단히 소개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Q. 각자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공원 안녕하세요, 태생적으로 덕후 기질 낭낭하게 태어난 평범한 20대 여성입니다. 해리포터를 좋아해요. 

우무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덕질을 쉬어본 적 없는 우무입니다. 반지의 제왕 덕후예요. 만나서 반가워요. 

용용 마블 덕후 용용입니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에듀테크 관련 스타트업을 하고 있어요. 일적인 것은 그렇고, 좋아하는 것은 영화 보는 거예요. 유니버스 영화를 좋아해요. 덕질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두나 ‘내가 사는 이 세계가 지칠 땐, 다른 세계에서 위로를 받자.’라는 말을 마음에 새기며, 스타 트렉을 덕질하는 두나입니다. 취뽀 후에 생각보다 다른 세계로 떠나고 싶을 때가 잦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일개미 6개월 차예요. 



Q. 여러분들이 빠져있는 유니버스를 소개해주세요. 


공원 해리포터 세계관에는 마법사의 세계와 마법을 쓰지 못하는 ‘머글’의 세계, 인간 세계가 있어요. 해리포터는 마법 세계에서 ‘해리 포터’라는 선택받은 아이가 어둠의 마법을 쓰는 ‘볼드모트’라는 빌런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입니다.

우무 반지의 제왕은 엘프, 드워프, 호빗을 비롯한 다양한 종족들이 가운데 땅(Middle Earth)에서 얽히고설켜, ‘반지’라는 것을 차지하고 어떻게 세상을 구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예요. 이 작품의 세계관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다루는 것보다 훨씬 방대한데, 가운데 땅은 이 세계관에서 펼쳐지는 모든 역사적 흐름의 배경이라고 할 수 있어요. 

용용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블랙 위도우, 완다, 비전 등으로 대표되는 히어로들이 악한 세력에 대항해 지구와 인류를 지켜내는 내용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는 각 캐릭터의 영화가 있고 캐릭터들이 다 함께 나오는 통합 영화가 있어요. 

두나 스타트렉은 22~24세기 배경의 SF 시리즈 물입니다. 빛보다 빠른 속도로 여행할 수 있는 ‘워프 기술’을 바탕으로 우주를 탐색하는 것이 메인 스토리라인이에요. 아카데미를 졸업한 장교들이 함선에 배정되어 우주 탐사를 하는데요, 탐사의 명분과 목적이 시즌 성격에 따라 조금씩 달라서 그 차이를 비교하며 보는 것도 재미있어요. 




대체 왜 이 세계관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거죠?

소개를 듣기만 해도, 각자의 유니버스에 대한 여러분들의 애정이 느껴지네요. 저도 유니버스 덕후로서… 그 마음 십분 공감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이 대체 왜 이 세계관의 덕후가 되었고, 왜 빠져나오지 못하는지. 대체 매력이 뭔지, 비(非) 덕후들에게 알려주실 수 있나요?


Q. 어쩌다가 좋아하게 되었나요?


공원 해리포터는 워낙 유명했으니까 집에 책이 몇 권 정도는 있긴 했었어요. 그러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같은 반 친구들이 너무 좋아해서 아마 그 영향을 받은 게 아닐까 싶어요.


우무 초등학교 때 엄마가 추천해주셔서 책으로 읽게 되었어요. 처음 읽었을 때는 초등학생이라 사실 그때 읽기에는 책이 어려웠던 감이 있어요. 그렇지만 너무 재미있어서 계속 반복해서 읽었던 기억이 나요. 이 단어 뭐지? 하면서 찾아보다가 자연스럽게 반지의 제왕에 빠지게 되었던 것 같네요. 


용용 마블을 좋아하게 된 시작점은 <아이언맨 1>이에요. 하지만 그때는 아직 초등학생이라 ‘이게 마블 영화다!’라는 개념은 없었어요. 본격적으로 빠지게 된 것은 <아이언맨 3>부터예요. 그때 로다주(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 빠졌죠. 너무 잘생겼더라고요. 잘생겨서 좋아하는 거예요. ^^ 그것도 그렇지만 아버지가 스타워즈 덕후라, 어릴 때부터 이런 세계관 히어로 영화들을 주입식으로 보고 자란 것도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두나 전 어릴 때부터 탄탄한 세계관이 있는 스토리를 좋아했어요. 어머니가 모으던 과학 만화, 과학 잡지, 과학 소설 등의 영향으로 뭔가 멋져 보이는 과학 용어들이 등장하는 SF 물도 좋아했고요. 그런 제게 탄탄한 세계관과 SF가 합쳐진 스타트렉은 정말… 사랑이었습니다. 처음 보기 시작한 건 2년 전인데 결정적으로 빠져들게 된 건 작년이에요. 코로나와 취준, 그리고 여러 가지 고민으로 현생에 지치기 시작했던 시기였는데요. 현실을 잊을 만큼 빠져들 것이 필요했어요. 한 에피소드 당 20분밖에 안 하는 스타트렉은 부담 없는 현실 도피를 가능하게 해 줬죠. 


  네 분 다 정말 떡잎부터 남다른 덕후들이시네요. 공원, 우무, 용용님은 정말 평생 함께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고요. 두나님도 사실상 어릴 때부터 덕후의 싹을 보이셨네요. 그런데 도대체 왜 그렇게나 그 작품을 좋아하시는 거예요? 그 작품만의 덕질 포인트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려요. 



Q.  왜 그렇게나 그 작품을 좋아하는 거죠? 


공원 일단 첫 번째로 탄탄하면서도 현실적인 세계관이죠. 해리포터는 정말 누구나 몰입하기 쉬울 정도로 세계관이 탄탄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최근 들어서는 설정 오류에 대한 이야기가 있지만요. 그리고 지금 저희가 살고 있는 세계와 맞닿아 있는 세계관이다 보니 상당히 현실적이죠. 지금도 영국 어딘가에서는 아이들이 마법을 배우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세계관을 진심으로 믿게 된다는 것 자체가 이 작품이 매력적임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어른이 될수록 삶이 건조해지기 쉽잖아요. 해리포터를 보면 동심을 찾게 돼요. 

 

 두 번째로는 덕후의 심장을 뛰게 하는 요소들이 많아요. 덕질할 거리가 무궁무진하죠. 일단 마법 주문만 해도 50가지가 훌쩍 넘고요, 하나하나 외우는 재미가 있어요. 그리핀도르, 슬리데린, 후플푸프, 래번클로의 각 기숙사별 특성이나, 상징적인 아이템들이 있어요. MBTI에 환장하는 한국인들이 몰입해서 보기 딱이죠. 지팡이나 젤리들, 타임터너 같은 목걸이들. 이런 것들을 수집하고 싶어지는 점들도 덕질 포인트인 것 같아요. 

  사실 무엇보다 그냥 귀여워요. 마법사의 돌에서 삼총사 보셨어요? 어쩜 이렇게 귀여울 수가 있을까요. 영화음악도 좋고,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동화스러운 분위기도 좋고. 아 정말 그냥 다 좋은 것 같아요. 


우무 광활한 세계관과 치밀한 플롯, 정말 실존하는 듯한 배경을 꼽고 싶어요. 일단 세계관 자체가 다른 작품과 비교했을 때 커다란 편이에요. 해리포터의 경우 영국의 마법사 사회라는 비교적 미시적인 세계를 다룬다면 반지의 제왕은 정말 또 다른 우주, 또 다른 지구를 묘사하는 느낌이죠.

  톨킨이 언어학자다 보니, 언어적 측면에서도 상상력이 풍부하거든요. 심지어 룬 문자와 같은 고대어를 직접 만들고, 그 언어로 지도에 표기를 하기도 했어요. 이런 사소하고 엄청난 디테일들이 작품에 생동감을 준다고 생각해요. 이것저것 찾아보고 건드리고 싶어지는 요소들이 많아요. 스케일도 훨씬 크게 느껴지고요.

  그리고 매력을 하나만 더 말하자면, 작품에서 선과 악을 다룬 방식이에요. 50년대에 나왔던 글인 만큼, 절대 선과 절대 악이 있긴 해요. 절대 악은 스토리 상 그 위치를 계속 지키지만, 절대 선은 달라요. 절대 선 안에서도 선이 단순히 그냥 ‘선’은 아니거든요. 선도 고민하고 실천하고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계속 보여줘요. (먼지: 프로도가 운명의 산을 오르며 시험에 들었던 것처럼요?) 맞아요. 언제나 착한 사람만이 착한 것은 아니라는 양면성과 입체감을 잘 보여주죠. 그 시대의 플롯 구조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현대적인 스토리의 흐름을 가져오는 중간 지대에 있는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이 드네요. 


용용 마블은 관객이 어떤 장면을 좋아하는지 잘 찾아내서, 관객에게 선물해주는 것 같아요. 예를 들자면, 캡틴 아메리카가 토르 망치를 드는 장면이 있어요. 항상 팬들이 ‘토르의 망치를 캡틴이 들 수 있지 않을까?’ 추측만 했던 장면이었는데, 그걸 영화관에서 실제로 보여준 거죠. 정말 엄청난 희열을 느낄 수밖에 없어요. 

 또 하나의 매력은 쿠키 영상이에요. 쿠키 영상 속 이스터에그로 힌트를 주면서, 앞으로의 영화에 대한 흥미 유발을 해줘요. 찾아내고 추리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마블은 각 캐릭터가 세계관 안에서 어떤 역할과 이야기를 갖고 있는지를 솔로 영화로 잘 풀어내면서도, 단체 영화에서는 수많은 캐릭터가 가진 것을 잘 융합해요. 10년 간 캐릭터의 스토리를 풀어가다 어벤저스라는 영화를 만들어낸 것처럼요. 



두나 일단 영화에 나오는 재커리 퀸토라는 배우가 존잘입니다.^^ 냉철한 캐릭터인데, 과묵하고 듬직하고 똑똑하지만, 아끼는 사람에겐 다정한 캐릭터예요. 제 이상형인데… 현실에 어디 없나요? 

후. 하지만 결정적인 덕질 포인트는 역시 탄탄한 세계관 안에서 ‘탐험’을 한다는 핵심적인 주제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광활한 우주를 탐험하면서 외계 종족을 만나고, 문화와 개성이 너무나 다른 그들과 관계를 맺고 소통하죠. 때로는 그 과정에서 윤리적인 딜레마를 겪기도 하지만, 결국 문화 간 다름을 받아들이고 가치관의 차이를 극복하는 여정이 스타트렉의 모든 에피소드를 관통해요. 사건이 일어나는 배경은 우주이기에 이보다 더 비현실적일 수는 없지만, 그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너무나 현실적이라는 데에서 오는 대비가 정말 멋진 작품이에요. 그리고 한 가지 더 덧붙이고 싶은데요. 스타트렉은 1960년에 방영이 시작되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다양성을 잘 다룬 작품이에요. 인종, 성별, LGBTQ, 나이, 종교관을 비롯해 모든 다양성에 대한 표현이 동시대 작품에 비해 아주 훌륭한 편이에요. 시대적인 배경을 고려했을 때 꽤나 진보적인 생각을 작품에서 잘 풀어냈다고 생각해요. 


위는 스타워즈, 아래는 스타트렉. 오해 마세요, 스타워즈도 사랑합니다:)


Q. 좋아하는 캐릭터/장면/편을 뽑자면?


좌: 마법사의 돌, 우: 혼혈왕자

공원 영화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1편인 마법사의 돌과 6편인 혼혈왕자를 가장 좋아해요. 마법사의 돌은 모든 스토리의 시작인데, 그 편 자체가 되게 동화 같거든요. 나중에 나온 편들과 달리 색감도 되게 밝고요. 무한 애정이랄까요. 특히 해그리드가 해리에게, You are a wizard, Harry! 라며 생일 케이크를 주는 장면은 정말 언제 봐도 감동적이고 짜릿해요. 구박받던 해리의 인생을 뒤바꿔준 강렬한 한 문장이었던 것 같아요. 시리즈의 시작으로서 의미도 있고요. 혼혈왕자는 시종일관 음침하고 어두운 분위기인데 그 와중에 소소한 재치와 유머가 있는 점이 매력 포인트예요. 

  제가 이 특별히 두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호그와트에서 학교 생활을 하는 장면이 유독 많이 나와서이기도 해요. 제가 앞서 해리포터의 마법사 사회가 정말 어딘가 존재할 것 같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수업하는 장면을 보면 정말 현실에 있는 실제 학교라는 생각이 들게 해요. 그 점이 참 좋아요.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세베루스 스네이프예요. 가장 낭만적인 캐릭터이자 제 아픈 손가락이에요. 세베루스를 보면 참 슬프고 애틋하거든요. 작품 전반에 걸쳐 악역으로 묘사되지만 실은 가장 맹목적으로 사랑에 의해 움직였고 가장 많은 희생을 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참 좋아요. 


좌: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 속 간달프, 우: <호빗: 뜻밖의 여정> 엔딩신

우무 간달프를 가장 좋아해요. 제 최애는 머리가 좋아야 하고,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중요한 스토리를 끌고 가는 전개를 맡은 인물이어야 하거든요. 그리고 싸가지가 좀 없어야 해요. 백색의 마법사가 된 간달프가 귀환하는 장면을 정말 좋아해요. 정말… 제가 또 노년에 치이는구나… 생각했죠. 어릴 때부터 취향이 뚜렷했거든요.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호빗의 마지막 부분이에요. 여정 끝나고 돌아오는 길을 묘사하거든요. 느긋하게 오면서 왔던 길을 다시 들르면서 간단하게 이야기를 풀어주는 게 정말 좋았어요. 항상 에필로그는 우리가 힘들게 싸워서 이겼어!라는 클라이맥스를 보여주고 ‘몇 년 후…’ 이런 식으로 시간을 건너뛰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클라이맥스 이후에 돌아오는 장면을 다루는 것은 처음이라 인상적이었죠. 여행은 사실 가는 것보다 돌아가는 게 더 힘든 데 말이에요!


좌: 아이언맨, 우: 어벤져스 어셈블 모먼트

용용 아이언맨을 가장 좋아해요. 제일 잘생겨서요. 하하. 사실 이건 배우를 좋아하는 이유에 가깝고, 캐릭터를 좋아하는 이유는 제가 선호하고 되고 싶은 성격이라 그래요. 캡틴 아메리카와 비교하자면, 캡틴은 원칙주의자고 보수적이죠. 자신이 가진 신념을 어떤 상황에서도 굳건히 지키려고 해요. 고집이 세죠. 하하. 반면 아이언맨은 현실적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고, 융통성 있게 풀어나가는 편이에요. 저는 아이언맨의 그런 점이 좋아요. 캐릭터 자체가 유머러스하고, 재치 있고, sarcastic한 성격인 것도 좋고요. 가장 좋아하는 편을 꼽자면 엔드게임이에요. 페이즈 3의 모든 이야기들을 다 통합시킨 결과물이잖아요. 어떻게 이렇게 각기 다른 스토리를 한 개 영화 안에 포함시켰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캡틴이 ‘어벤저스 어셈블’이라고 외치는 순간은 정말 짜릿하더라고요. 엔드게임은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울면서 봤어요. 특히 아이언맨 죽을 때. 10년 동안 캐릭터를 봐왔잖아요. 인생의 절반을 같이 산 사람이 죽는 느낌이었어요. 



두나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스타트렉: 보이저’의 ‘제인 웨이 선장’ 이예요. 스타트렉 시리즈의 첫 여성 선장이자, 리더로서 가장 힘든 선택을 해야 했던 인물이라고 생각해서 꼽았어요. 스타트렉: 보이저의 기본 설정은 ‘지구로의 귀환’인데요, 다른 시리즈와 달리 집으로 돌아가자는 목적이 뚜렷한 시리즈예요. 그래서 ‘집’이라는 것에 대해 선원들 각각이 갖고 있는 생각과 귀환 과정에서 생기는 다양한 문제들을 대처해나가는 방식을 보는 게 관전 포인트예요. 보이저 호는 Caretaker라는 외계 종족에 의해 지구로부터 70,000광년 떨어진, 보이저의 워프 속도로 달려도 60년이 넘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델타 분면’이라는 곳으로 밀려나게 되는데요. 이때 제인 웨이 선장은 Caretaker와 다른 종족 수백만이 사는 행성을 파괴함으로써 순식간에 지구로 돌아올 수 있었지만, 무고한 생명을 죽일 수 없다는 판단으로 60년 귀환길에 올라요. 선장 스스로도 순간의 판단이 옳았는지 계속 자문하고 선원으로부터 원망을 받으며 흔들리지만, 그 와중에도 어떻게든 본인의 신념과 가치관을 재정립해가면서 훌륭한 리더십도 많이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특히 제인웨이 선장이 내적인 갈등을 겪으면서도 선원들 앞에서 강단 있는 귀환 결정을 밀어붙이는 장면을 가장 좋아해요. 복잡한 감정선을 잘 살렸던 장면이라 계속 기억에 남네요. 




천하제일 과몰입 덕후 대회


  여러분들이 덕후라면 하나쯤 충족해야 할 조건이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과몰입이죠… 당신은 지금 그 세계관과 얼마나 동화되었고, 얼마나 과몰입하셨는지 자랑해주세요. 



Q. 나 이만큼이나 좋아해! 당신의 덕력을 자랑해줘! 이만큼이나 해봤어!!! 


공원 전 요즘도 영화관에서 해리포터 재개봉할 때마다 보러 가거든요. 정말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전 초등학교 6학년 때 해리포터 시리즈 영화가 끝났기 때문에 죽음의 성물 이전의 시리즈는 늘 흐릿했어요. 그래서 이미 수십 번도 더 본 영화지만, 영화관에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솔직히 하나도 지루한 장면이 없어요. 

  재개봉할 때마다 포스터나, 시그니처 티켓들을 주곤 하는데 그걸 모으기 위해서 가는 것도 있어요. 이번에 cgv에서 받은 홀로그램 포스터가 있는데 이거 좀 자랑해도 되나요? 너무 예쁘죠! 블루레이 플레이어도 없는데 모든 블루레이를 사모은 것도 자랑하고 싶네요. 


우무 전 게임을 정말 못해요. 어몽어스도 못할 정도인데 반지의 제왕을 모티브로 한 게임을 정말 다 샀어요. 하지는 않지만 자기만족으로요. 2차 창작도 많이 했었어요. 어릴 때 블로그에 반지의 제왕에 대한 팬픽이나 팬아트를 올리곤 했습니다. 반지의 제왕은 제가 좋아했던 작품 중 처음으로 3D 영화화가 된 작품이었어요. 저는 원래 일본 애니메이션을 많이 좋아했거든요. 3D 작품을 그리려다 보니 제가 기존에 그리던 2D와는 많이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그림 공부까지 했던 기억이 나요. 


용용  마블 때문에 영화계에서 일하겠다고 결심했어요. 덕분에 인생 꿈을 찾았다고 볼 수 있죠. 정말 마블을 덕질하면서 ‘내가 이 만큼이나 영화를 좋아하는구나!’라는 걸 알게 됐어요. 영화계에서 일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여러 영화제에서 봉사를 많이 했었고 심지어는 칸 영화제에서 주최하는 고등학생 인턴십까지 지원해서 붙을 정도였어요. 영화계에서 일하고 있는 프로듀서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지금까지도 연락을 주고받고 있고. 죽기 전에 마블에서 일하는 게 꿈이에요. 마블 영화 엔딩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는 게 죽기 전 버킷리스트입니다! 


두나 Reddit이라는 미국의 온라인 커뮤니티가 있는데 거기에 스타트렉 정보들이 많더라고요. 미방본이나 해석본, 재밌는 밈(짤)들도 많고요. 부족한 영어지만 당장 가입해서 여러 의견이 오가는 아고라에 긴 의견도 남겨보고 짤줍도 열심히 하고 있답니다. 호호. 그리고 얼마 전에 스타 트렉 전편 다시 보기를 시작했어요. 사실 방금까지도 보고 있었어요. 오랜만에 보는 시리즈들은 새롭고 더 재밌더라고요. 



Q. 덕질하기 힘들거나 에너지 소모는 안되었나요? 어떻게 다 찾아보세요?


공원 덕질을 하게 되는 건, 그냥 타고난 것 같아요. 진득하게 뭐 하나를 파지 않는 사람들도 사실 많잖아요. 그런데 그냥 제겐 덕후 기질이라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제 운명이죠. 덕질은 원동력이 필요하다거나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제 삶을 풍부하게 해주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덕질을 함으로써 제 취향을 알게 되고, 나다워진다고 느껴요. 그게 참 좋아요. 


우무 어릴 때부터 숨 쉬듯 덕질을 해와서 여가 시간에 덕질을 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정말 덕질 안 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어떻게 안 하고 살지? 그 자체가 제 삶이에요. 쉴 때는 무조건 덕질을 하곤 해요. 저는 덕질로부터 오히려 에너지를 얻거든요. 그래서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덕질을 하면서 충전을 하고 다시 할 일로 돌아가곤 해요.  


용용  완다 비전 빼고는 정말 영화나 드라마 통틀어서 안 본 게 없는 것 같은데요. 보기 힘들진 않았어요. 좋아하는 콘텐츠니까 볼 때마다 감격스럽죠. 덕질은 정말 힘들지 않아요. 힘들다고 생각한 적 한 번도 없어요. 그만큼 좋아하니까요. 전 컴퓨터공학 전공이라 이런 비유를 들게 되는데, 제가 만약 매일 엔지니어로서 삶을 살아야 한다면 무언가 원동력이 필요할 거예요. 그렇지만, 영화계에서 일한다면 그런 게 필요 없을 것 같아요. 에너지 소모가 되지 않는다고 느낄 정도로 좋아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영화계에서 더 일하고 싶달까요?


두나 아무래도 '이 드넓은 세계관이 어떻게 확장될까?’하는 호기심이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이게 우주 영화다 보니까 시대를 앞선 첨단 기술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전 시즌에서 나왔던 기술들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또 나올까..? 하는 기대감도 계속 영화나 드라마를 챙겨보게 되는 힘이 돼요. 


  덕질을 할 때는 전혀 에너지 소모가 안된다니… 이것이야말로 참 덕후의 자세입니다. 존경스러워요. 다음으로는 내가 생각하는 작품의 의미에 대해서 한 번 이야기해볼까요? 덕후 뽕 가득 차서 말씀해주셔도 좋아요. 



Q. 덕후가 내리는 작품의 함의. 역사적, 사회 문화적 함의가 있다면?


공원 전 세계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이라는 것 하나로 게임 오버 아닌가요. 하하. 대중성 하나로는 최고라고 생각해요. 해리포터 시리즈가 끝난 지 벌써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아직도 스핀오프 작품이 나올 때마다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아직도 그 인기와 영향력이 어마어마하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파오 같은 데서도 해리포터와 콜라보한 굿즈가 나온다고 하면 순식간에 품절되는 건 비일비재한 일이죠. 좀 오버하자면… 아마 인류가 멸망하기 전까지 해리포터를 뛰어넘을 만큼 인기 있는 판타지 작품이 나올 가능성은 아마 제로에 가깝지 않을까요?!


우무 요즘 다른 공부를 하고 반지의 제왕을 보니 제게는 약간 길티 플레저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톨킨은 영국 백인 남성이고 이 작품은 영국 백인 남성이 영국을 너무나 사랑해서 적은 작품이에요. 그러다 보니 인종차별적, 성차별적 면모가 담겨있기도 해요. 백(白)은 좋은 것이고 흑(黑)은 무조건 나쁜 것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아요. 여성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 데다 그나마 있는 여성 캐릭터 중에서도 주체적인 여성은 한 명도 없고, 도구로만 이용되죠. 여러 종족이 나올 때도 아름다운 사람은 우리 편, 못난 사람은 남의 편이에요. 유일하게 이 규칙에서 벗어나는 호빗을 제외하곤, 기본적으로 미형에 따른 선악의 구분이 이루어져요. 사실 이런 것들이 시대적 한계라고도 생각하는데 참 아쉽죠. 

  그렇지만 또 한 편으로는 신기한 점도 있어요. 반지의 제왕 세계관에는 정말 많은 종족들이 등장하고 그들이 힘을 합쳐서 악을 물리치거든요. 분명 인간만이 해결 주체가 되는 게 아니라, 마법사, 엘프, 요정, 호빗처럼 다양한 소수자성을 가진 주체들이 힘을 합친다는 것은 꽤나 그 시대에서는 앞서 나간 생각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용용 마블 원작 만화책들은 기본적으로 그 시대의 문화적 정치적 상황에 맞춰 캐릭터를 만든 거예요. 그래서 미국의 당시 문화나 시대적 배경이 각 캐릭터 안에 녹아있다고 생각하면 좋아요. 예를 들어 캡틴 아메리카는 2차 세계 대전 전쟁 이후에 만들어진 캐릭터예요. 당시 미국 자국민들을 융합시킬 캐릭터가 필요했고, 그래서 캡틴 아메리카라는 캐릭터가 탄생한 거죠. 각각의 캐릭터에는 사회적 배경이 녹아들어 있어서, 캐릭터 히스토리를 보면 이 캐릭터가 왜 이 시점에 만들어졌는지 알 수가 있어요. 그리고 당대의 사람들이 어떤 삶을 추구했는지도 알 수 있죠. 


두나 앞선 질문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다양성의 존중이라는 점에서 사회문화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문화와 인종, 성별과 나이 등 현재 사회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거의 모든 ‘다름’들을 우주와 외계 종족이라는 완전히 다른 세계와 인물들로 품어내는 작품이거든요. 전 세계에 있는 다른 트레키들과 이야기할 때, 각자의 다름을 스타트렉이라는 작품 안에서 이해하고 존중하게 되는 모먼트들이 있는데, 그럴 때면 가끔 벅차오르기도 해요. 개인에게 ‘다름’이 존귀하다는 사실과 이 ‘다름’이라는 것을 존중해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는 것 자체도 스타트렉의 영향력이자 의미가 아닐까요?



Q. 그렇다면 나에게 있어서 작품의 함의도 궁금해요!


공원 해리포터는 제 동심 버튼이에요. 한 장면만 봐도 겪고 있는 고민들을 싹 잊고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기분이죠. 그냥 보고 있으면 행복하고, 포근해요. 어릴 때부터 쭉 함께했다 보니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들의 유년시절이 제 유년 시절 같고 그래요. 같이 성장한 느낌이죠. 보통 좋아하는 작품에 대해 이야기할 때, 안 본 눈 산다고 표현하잖아요? 해리포터는 전혀 그렇지 않아요. 하루라도 일찍 보게 되어 정말 다행이죠. 해리포터와 함께 성장해온 제 시간이 애틋하고 특별해요. 


우무 이미 스토리를 다 알고 있고 심지어 이다음 장에 어떤 내용이 나올지 알고 있는 상황에서도 보게 되는 이유는, 반지의 제왕이 제 나름의 도피처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어요. 이 작품을 읽을 때는 항상 할 일이 많은 데 하기 싫을 때인데요. 읽다 보면, 막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되거든요. 이 장까지만 읽고 공부하자! 이렇게요. 지도를 보면서 상상하게 되기도 하고. 그런 것들이 제가 해야 하는 것에서 살짝 거리를 두고 쉴 수 있게 해주는 점이 아닐까 싶어요. 지칠 때 상상하게 만들어주는 휴식처라고 할 수 있죠.


용용 마블은 그냥 제 인생인 것 같아요. 마블을 너무 좋아해 가지고. 연인을 좋아하는 것과는 다른 마음이에요. 정말 마블을 위해 죽을 수 있다고 말할 정도예요. 


두나 팍팍한 현실을 탈피하게 해 준 고마운 작품이면서도, 역설적으로 현실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가장 다양하게 고민하게 해 준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어요. 매력적인 배우들을 알게 된 것은 덤이고요. 




뉴비들을 위해

  

  예로부터 참된 덕후는 영업을 잘하는 덕후라고 하죠. 뉴비들을 위해 영업 멘트 날려주세요. 



Q. 방대한 세계관에 처음 입문하려면 뭐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공원 무조건 책부터 읽으세요! 전 영화를 먼저 봤지만, 영화엔 생략된 게 정말 정말 많아요. 제대로 된 해리포터를 느끼려면 무조건 책을 읽어야 해요. 책이 훨씬 재밌기도 하고요. 해리포터 영화만 봤을 때는 사실 개연성이 좀 떨어져 보일 수도 있거든요. 책이 양이 많긴 해도, 전 무조건 책으로 입문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우무 입문을 한다면, 호빗부터 읽는 것을 추천해요. 반지의 제왕은 두껍고 긴데 호빗은 나름 가볍거든요. 호빗 읽고 취향에 맞다 싶으면 반지의 제왕으로 넘어오세요. 


용용 타임라인에 맞게 영화를 보시면 될 것 같아요. Phase 1부터요. 


두나 끌리는 시리즈, 끌리는 시즌, 끌리는 에피소드를 한 편 먼저 쭉 보라고 권해드리고 싶어요. 이게 시작이 어렵지, 시작하면 중독되는 맛이 있어서 첫 스타트를 일단 끊는 게 중요하거든요. 스타트렉 시리즈는 시간 상의 순서는 있지만, 앞 시리즈를 보지 않으면 뒷 시리즈가 이해가 안 된다거나 하는 건 없어요. 가끔 오마주처럼 언급이 있기는 하지만요. 옛날 작품들은 CG가 촌스럽다 보니 처음 보시는 분들은 유치하다고 느끼기도 하더라고요? 그렇다면 가장 최근 방영한 ‘스타트렉: 디스커버리’를 먼저 시청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Q. 어떤 사람이 이걸 좋아할까요?


공원 만약 당신이 키덜트라면? 해리포터를 무조건 좋아하게 될 거예요. 이것저것 수집할 게 정말 많거든요. 게다가 체험해볼 수 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요.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있잖아요! 올리밴더 지팡이 가게에서 지팡이를 살 수도 있고, 삼총사가 즐겨 먹던 버터비어를 먹을 수도 있죠. 당신이 돈과 시간만 많다면, 해리포터 하나로 정말 인생 재밌게 살 수 있답니다.


우무 역사 덕후라면 정말 좋아할 거예요. 그리고 만약 아름답고 반짝반짝한(?) 판타지에 막연한 거부감이 있었다면 반지의 제왕을 분명 좋아할 거예요. 아 이런 판타지도 있구나! 하고요. 


용용 스타워즈, 반지의 제왕, 듄처럼 세계관이 있거나, 시리즈로 볼 수 있는 영화를 좋아한다면 마블을 강력 추천합니다. 마블은 단순히 액션만 있는 게 아니라, 판타지, sci-fi, 액션, 로맨스, 신화 모든 장르를 갖추고 있다고 생각해요. 마블 세계관에 입문하면 한 장르만 보게 되는 게 아니라 여러 장르를 한 세계관 안에서 볼 수 있어서 그런 걸 보는 재미가 있어요. 특히 이번에 이터널스에서 신들이 ‘고대부터 인간을 지켜줬다’라는 컨셉이 나오는데 흥미로웠어요. 물론 픽션이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나 기독교와도 연관이 있는 이런 히어로들을 생각했다는 게 재밌었죠. 


두나 하늘을 보면서 몽상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 여러 사회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 과학 기술의 한계 없는 상상을 보고 싶은 사람, 현실 세계에서 부담 없이 잠시 탈피해보고 싶은 사람, 이 정도는 되어야 상상력이라고 할 수 있지!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상상력의 정석을 보고 싶은 사람! 너무 많네요. 일단 한번 보세요. 



 

마무리


Q. 나는 유니버스 덕후지만, 또 내가 손민수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공원 저는 홈씨어터 만들어서 영화를 즐기는 사람을 손민수하고 싶어요. 제가 영화관 덕훈데, 빔프로젝터랑 빵빵한 스피커를 구매해서 집에서도 영화관처럼 영화를 감상하고 싶네요.


우무 저는 이런 반지의 제왕 같은 걸 쓸 수 있는, 글 잘 쓰는 사람의 머리를 손민수하고 싶네요! 전 어쩔 수 없는 역사적 사건에 의해 스토리가 크게 크게 굴러가는 걸 좋아하는데요.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이라는 말처럼 사실 요즘은 개인적인 것을 잘 캐치하는 것이 글을 쓸 때 큰 장점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개인의 내면의 흐름을 잘 캐치하시는 분들. 그런 분들을 따라 하고 싶어요. 


용용 저는 특정한 취미보다는, 제가 관심 있는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라이프 스타일을 갖고 있는지가 궁금해요. 패션업계랑 해양 생물 쪽 분야에 관심이 많은데요. 두 분야 모두 일반 사람들이 접하기 어려운 분야라 그 분야 안에 있는 사람들이 뭘 하고 있는지 알기 어려운 것 같아요. 스쿠버 다이빙을 좋아해서 그쪽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는데, 처음 커뮤니티에 들어가기가 어렵더라고요. 한창 클럽하우스가 나왔을 때 그 방에 들어가서 열심히 대화하면서 사람들을 알게 되었었죠. 이것처럼 좀 전문성을 요구로 하는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즐겨하는 취미들을 알아가는 게 재밌는 것 같아요. 


두나 전 힙한 옷을 잘 매치해 입거나 힙한 음악을 들을 줄 아는 것처럼 소위 ‘힙한 취향’을 손민수하고 싶어요. 저는 스스로 좀 정석적으로 살아왔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정석적이지 않은, 다수의 것이 아닌, 힙한, 약간 반사회적인 느낌? 하하. 2000년대의 오렌지족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손민수하고 싶네요. 




결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탁월하고 독창적인 사람들이 만든 세계에 기생할 수밖에 없다. (중략) 어차피 다른 이의 세계에 무력하게 휩쓸리고 포함당하며 살아가야 한다면, 차라리 아폴로의 그 다시없이 아름다운 세계에 뛰어들어 살겠다.’    
- 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 -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이 만들어낸 세계관 속에서 살아간다. 꼭 덕질만이 아니라 일상에서도 마찬가지다. 덕질, 특히 유니버스 덕질은 내가 발 딛고 살아가는 이 세계를 즐길 수 있는 에너지를 주기도 하고, 때론 버거울 때 잠시 도망칠 수 있는 나만의 세계가 되어주기도 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만나본 4명의 유니버스 덕후 모두 덕질 자체를 삶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는, 정말 날 때부터 타고난 덕후들이었다. 그들이 가진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인터뷰가 여러분에게 새로운 자극이 되면 좋겠다. 우리도 사랑할만한 것들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사랑할 것을 찾아가는 여정은 언제나 즐거우니까! 어쩌면 우리 덕후들이 사랑하는 유니버스에서부터 시작해도 좋겠다. 





출처: 

<듄>의 티모시 샬라메 Warner Bros/Everett Collection https://variety.com/2021/film/columns/dune-timothee-chalamet-movie-star-just-the-coolest-actor-desert-column-1235101321/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20주년 재개봉 포스터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 포스터

<어벤저스: 엔드게임> 포스터 

<스타트렉: 디스커버리> 포스터

<해리포터> 기숙사 심벌 https://harrypotter.fandom.com/wiki/Hogwarts_Houses

<반지의 제왕> 가운데 땅 지도 https://lotr.fandom.com/wiki/Maps

토르의 망치를 든 캡틴 아메리카 Marvel Studios/Disney https://www.denofgeek.com/movies/why-captain-america-couldnt-lift-thors-hammer-in-avengers-age-of-ultron/

스타워즈 vs 스타트랙 밈 https://9gag.com/gag/aMjrQ4R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해리 ⓒAllstar/Warner Bros/Sportsphoto Ltd/Allstar https://www.theguardian.com/film/2021/oct/28/harry-potter-and-the-philosophers-stone-review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마법약 수업 장면 https://www.wizardingworld.com/features/performance-season-potion-making-the-development-of-the-script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 모르도르 배틀에서의 간달프 https://lotr.fandom.com/wiki/Gandalf

<호빗> 엔딩 신 ⓒThe Hobbit: An Unexpected Journey/Warner Bros  https://mobile.twitter.com/Cinemartistry/status/1063565784281214978/photo/4

아이언맨으로 분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Marvel Studios/Disney https://indianexpress.com/article/entertainment/hollywood/marvel-refused-to-hire-robert-downer-jr-to-play-iron-man-said-we-will-not-cast-him-at-any-price-7296707/

캡틴 아메리카의 어벤져스 어셈블 모먼트 ⓒMarvel Studios/Disneyhttps://www.cinemablend.com/news/2485027/captain-americas-avengers-assemble-moment-was-kevin-feiges-highlight-of-all-time

스타트렉 보이저 선원들 https://intl.startrek.com/database_article/star-trek-voyager-synop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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