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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박사 Oct 18. 2023

운동을 꾸준히 한 지 1년이 되었다

산후운동의 중요성

작년 이맘때쯤, 그러니까 둘째가 80일 정도 되었을 무렵부터 저녁 산책을 하기 시작했다. 당시 두 돌이 되어가는 첫째와 함께 육아를 하는 중이었기에 하루가 도대체 어떻게 흘러갔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때가 한창 가을이 깊어가는 무렵이라 저녁 산책 중 가로등에 비친 단풍이 참 예뻤다는 생각만은 잊혀지지 않는다.


임신 중에도 운동을 꾸준히 한 게 아니라면 출산 후에 대부분의 엄마들은 허리, 골반, 어깨 등이 아프고 결리기 마련이다. 뱃속에 아가를 열 달을 품고 있었으니 그에 따라 엄마의 몸도 변형이 왔기 때문이다. 거기다 신생아 육아의 고됨은 엄마의 몸을 더욱 혹사시킨다. 그래서 많은 여성들이 출산을 기점으로 몸이 훅 간다고 얘기한다.


첫째 때는 모유 수유가 끝난 7개월 무렵부터 필라테스를 했다. 그렇게 4개월을 열심히 운동하다가 첫째 돌 무렵 둘째를 임신하게 되어 운동을 그만두게 되었다. 그래도 짧게나마 산후 운동을 한 후 임신을 했기 때문인지 둘째 임신 기간, 그리고 출산이 생각보다 수월했다. 그리고 둘째가 슬슬 신생아 시기를 벗어날 무렵 다시금 몸을 다지기로 결심했다.


사바사이겠지만 나의 경우 임신, 혹은 출산 과정에서 왼쪽 골반이 살짝 틀어진 것 같았다. 그래서 고된 육아를 마친 저녁 무렵엔 늘 왼쪽 허리가 너무 아팠다. 마사지를 열심히 해보기도 했지만 한시적으로만 괜찮아질 뿐, 근본적으로는 뒤틀린 몸을 다시 바르게 하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렇게 천천히 걷기를 시작했다. 한 시간 정도 걷고 나면 한겨울에도 살짝 땀이 났다. 그러던 중 어느 순간 왼쪽 허리의 통증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걸으면서 자연스레 몸의 밸런스가 맞춰져서 그런 것 같다. (물론 그렇다 해서 내 몸의 상태가 임신 전의 상태로 돌아갔냐 하면 그건 절대 아니다. 어쨌거나 임신은 여자 몸에 어떤 식으로든 그 흔적을 남긴다.)


물론 매일같이 하지는 못했다. 아이들이 아플 때나 내가 아플 때, 남편이 바쁠 때는 당연히 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운동을 할 여력이 생기면, 아무리 하기 싫고 귀찮아도 운동하러 나갔다. (사실 육아보단 차라리 운동이 더 쉽기도 하다.) 왜냐하면 나에겐 운동이 여가라기보다는 “생존”이기도 했으니까. 아프기 싫어서 더 악착같이 했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렇게 1년을 운동하고 나니 확실히 체력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생각만 해도 버거울 것 같은 두 아들내미 육아도 그럭저럭 잘 해내고 있다. 적어도 엄마들에게 취약한 부분인 손목, 허리 등에 파스를 붙일 일은 전혀 없다.


그런데 육아를 해보면 체력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다. 그러니까 정신력으로 버텨야 하는 순간들이 종종 있다. 부모에겐 아이들에 대한 인내심이 생각보다 참 중요한데, 아이들은 부모를 배려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 인내심은 늘 시험에 들게 된다. (그래서 그토록 팔팔한 젊은 부모들의 아동학대 사건이 뉴스에 적잖이 나오곤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 생각에 운동이 체력뿐만 아니라 정신력까지 강화시키는 경지에 오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나의 경우 좀 고된 근력운동을 하면 아이들로 인한 고됨이 조금 상쇄되는 것 같다. (이 정도면  흡사 “극기훈련“ 같기도…) 그래서일까. 생각보다 육아 스트레스를 운동으로 푸는 사람들이 꽤 많다고 들었다. 나 역시 어느 정도 그런 측면이 있는 것 같다.


돌이켜 보니 나는 인생이 좀 편해질 때는 운동도 별로 하지 않았었다. 마음이 편해지면 몸도 덩달아 편해지려 하는가 보다. ‘너무 피곤하잖아. 꼭 열심히 살 필요는 없어. ‘ 이럴 때의 지배적인 생각이 아닐런지. (그런데 솔직히 지금은 저때가 좀 그립다…ㅜ)


하여간 결론은 육아를 하는 데 있어 체력 및 인내심을 키우기 위해 운동을 하면 좋다는 것. 확신컨대 잠을 한 시간 더 자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 꼭 이렇게까지 해야 돼?’ 냐고 묻는다면, 그래서 육아가 힘든 것이라고 대답을 할 수밖에…! 역으로 생각해 보면 그래서 아이들이 엄마를 건강하게 해 주고 열심히 살게 해주는 것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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